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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인...Innocent Witness (2018)

 

 

 

 

증인...Innocent Witness (2018)

 

 

유명한 대형 로펌에 변호사로 입사한후 실력을 인정받아 승진을 목전에 둔 순호.

 

 

그에게 꽤 순탄해 보이는 사건 하나가 배당됩니다.

 

작은 마을에서 노인 하나가 죽은채 발견되는데 쓰레기 봉투를 뒤집어쓴채 질식사로 판명나요.

 

자살로 결론날뻔한 사건이지만 한명의 목격자로 인해 타살로 의심됩니다.

 

사건이 일어났던날 밤, 맞은 편 집에서 창문너머 목격한 사람은 어린 여중생 지우.

 

순호는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노인의 가정부 미란의 변호를 맡게됩니다.

 

사건당시의 증언을 듣기 위해 지우를 만나게 되는데 자폐증세가 있는 지우는 일상적인 대화조차 쉽게 진행되지 못해요.

 

 

타살의심을 하고 있는 검사 희중은 지우의 증언을 토대로 재판을 진행하려 하지만 순호로 인해 지우를 재판장에 증인으로 세워야 할 부담감을 안게 됩니다.

 

 

지우의 증언으로 재판이 어떻게 결론날지에 앞서 지우를 당장 재판장의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 설득해야 하는 힘든 과정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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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과 김향기가 주연을 맡은 화제의 영화 '증인 (Innocent Witness)'입니다.

 

 

줄거리를 보면 법정드라마를 예상케 하지만 사건에 치중하기 보다 인물들을 통한 휴먼드라마를 표방합니다.

 

미란의 변호를 돕는 순호의 시점에서 보는 사건은 표면적으로 미란이 누명을 쓰고 수감되었음을 강조합니다.

 

서두에 이를 몇차례 짚고 들어가기에 이런 클리셰의 마무리는 어떻게 될지 예측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재판의 결과는 예상한 결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속 순호와 지우의 조우가 영화의 주제를 포괄합니다.

 

순호는 영화속에서 인물들간의 경계선에 서있는 사람입니다.

 

 

민변으로 유명세를 알린 인물이지만 영화속 세속적인 인물들을 상징하는 소위 잘나가는 로펌에 취직하면서 신념과 욕망의 갈등선에 위치해있어요.

 

하지만 그가 로펌으로 간 이유는 개인적인 야욕이 아니라 아버지의 빚때문에 마지못한 선택임을 언급합니다.

 

 

순호 못지 않게 휴머니즘적 성향을 띤 아버지로 인해 선의가 남긴 폐해가 현재의 고난으로 변질됨을 뼈저리게 느꼈을 순호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과거의 신념에서 탈피하고 로펌의 일원이 될것임을 의심치 않게 해요.

 

지우와의 만남 또한 중간자적 입장을 어필합니다.

 

순호가 지우를 처음 만나 주춤거리며 어설프게 다가가는 모습은 컨텐츠를 통해 자폐증을 간접적으로 접하고 이에 대해 달리 편협하지도 그렇다고 깊이있게 관심을 두지도 않은 통상적인 일반사람이 보여줄 모습을 대변하고 있어요.

 

 

그래서 순호가 점차 지우와 가까워지는 과정과 모습은 일반인들과 자폐아들의 사이에서 일반인들과 다른 징후를 지닌 이들에게 어떤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알아가게 됩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완전히 올바른 지향점을 지녔다고 하기엔 드라마적인 요소들이 이를 방해하긴 해요. 하지만 영화로 하여금 접근법에 대해 한번 더 신중히 고민해볼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은 칭찬받아 마땅한 부분입니다.

 

 

중반부까지는 사건도, 드라마도 인물도 순조롭게 흘러갑니다.

 

사건을 이끄는 인물들은 극단적인 악인이 드러나지 않은채 진행돼요.

 

 

대립되는 축으로 갈등이 조장되어야 할 변호사와 검사, 즉 순호와 희중은 사건의 진실을 위해 대립할뿐 둘다 법치는 인간의 도리와 신념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전제로하는 인물들입니다.

 

 

특히 희중은 지우에게 누구보다 전문적으로 접근하며 지우를 보호하려는 의도를 우선으로 하는, 어쩌면 주인공인 순호보다 더 이상적인 캐릭터구요.

 

 

병우는 순호를 변질시키는 세속적인 욕망의 상징인 로펌을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갈등을 촉발시키는 과정에선 도드라지지 않은채 존재감만 남기는 정도에요.

 

오히려 순호에겐 과거에 같이 민변활동을 하고 여전히 신념을 지키고 있는 수인으로 하여금 순호가 걷게될 방향성을 더 확고히 예상하게 합니다.

 

누가봐도 수인은 과거의 순호이자 미래의 순호거든요.

 

자폐소녀인 지우를 표현하는 방법도 상당히 단순화된 결과물이지만 그나마 비슷한 장르속 인물들을 묘사한 루트만큼 얕지는 않아요.

 

최근 다양한 드라마속에서 자폐증세를 지닌 인물을 그냥 말의 어조와 발음이 어눌한 일반인으로 표현한것에 우려를 안고 있었기에 이 영화가 표현할 방식이 궁금했거든요.

 

김향기가 보여주는 연기방식은 상당히 좋습니다. 그걸 훼방하는건 상투적인 내러티브와 억지감동을 향한 스토리라인일 뿐이라서 그렇지만요.

 

 

침대에 걸터앉은 지우가 발끝에 힘을 주고 있는 디테일을 보면 연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우에게 접근하고 마음을 여는과정이 흥미롭게 진행되지만 결국 재판장에서의 지우는 우려한 캐릭터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일상대화도 힘든 지우였건만 말투만 어눌할뿐 일상적이지 않은 법정어투와 용어에 어려움없이 직관적인 대답을 다 해주거든요. 실제론 '지우'로 불리던 애가 '증인'으로 불리는 과정을 통과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실패할 경우의 수도 많을텐데 이런 예외의 경우를 생략시켜 놓습니다.

 

마지막 재판장에서의 순호 또한 그의 미래와 신념을 위한 결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기 위한 과장된 연출과 구성이 개입됩니다.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한 이상적인 결말이기 때문에 피치못할 클라이막스이긴 해도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배제하긴 힘들어요.

 

그래서 중반까지 도드라지지 않았던 선악구도의 장점이 후반부엔 극단적인 악인들이 드러나고 이들을 정리한후에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상투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어요.

 

영화 첫 장면에 광화문 광장을 걸으며 통화하는 순호의 핸드폰이 뒤집어져 있는 옥의티가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분들이 눈치채고 이 장면에 곳곳에서 웃음이 터집니다.

 

 

순호역엔 월드스타 정우성이 주연을 맡습니다.

 

 

지우역엔 김향기가 맡아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희중역엔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해롱이로 유명해진 이규형이 맡구요.

 

 

미란역엔 '아이캔스피크', '국가부도의날'등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는 염혜란이 등장하구요.

 

 

현정역엔 드라마 '왕이 된 남자', 영화 '바람바람바람'등 쉴틈없이 왕성한 연기활동을 하는 장영남이 출연합니다.

 

 

수인역엔 송윤아가, 순호의 아버지 역할로 박근형님이 특별출연하십니다. 짧은 분량임에도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2019년 2월 9일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영화 상영후 무대인사가 있었습니다.

 

이한 감독님, 배우 정우성, 김향기, 이규형님이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