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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_Review

★★★★☆ 벨벳 버즈소...Velvet Buzzsaw (2019)

 

 

 

벨벳 버즈소...Velvet Buzzsaw (2019)

 

 

 

치열한 미술업계, 로도라의 갤러리는 이 경쟁의 중심에 있습니다.

 

 

조세피나는 자신의 역량을 펼칠 기회를 묵살당한채 로도라의 갤러리의 카운터만 보는 신세구요.

 

어느날 조세피나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죽은 노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호기심에 그의 아파트를 둘러보다 노인이 생전에 남긴 작품들을 보게돼요.

 

기괴하고 으스스한 느낌의 작화는 사람들을 순식간에 매료시키고 이 작품들의 영향력을 알아버린 조세피나는 몰래 수거해갑니다.

 

죽은 노인이 작품들을 없애달라는 유언을 무시해버리구요.

 

아니나 다를까 이 작품들은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킵니다.

 

더불어 과거행적이 불투명한 미스테리한 작가의 이름도 유명세를 타구요.

 

하지만 작품이 유명해질수록 그림을 노리던 사람들이 하나둘 실종되거나 의문의 죽음을 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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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을 소재로한 스릴러 영화 '벨벳 버즈소 (Velvet Buzzsaw)'입니다.

 

제목인 벨벳 버즈소 (Velvet Buzzsaw)의 뜻은 극중 로도라가 과거 밴드활동할때의 밴드명으로 언급되지만 여성의 성기를 비유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영화속에서 가장 세속적인 인물로 비춰지는 로도라가 한때는 그녀도 꿈과 열정어린 젊은 날이 있었음을 추측케하는 매개체로 언급됩니다.

 

영화속 여러개의 구멍이 뚫려있는 '구'라는 작품등이 여성성을 직접적으로 상징하는 소재로 등장하긴 하지만 작품제목과 함께 어떤 메타포로 비춰지기 보다 일종의 맥거핀이 아닌가 싶어요.

 

영혼들린 그림이 사람을 죽인다는 표면적인 설정으로 보면 상당히 지루한 영화에요.

 

스릴러적 구성을 바탕으로 현대 미술사를 노련하게 비판합니다.

 

 

사건의 발단을 보면 베트릴의 죽음으로 시작해요.

 

베트릴은 명료하게 자신이 죽고난 후 그가 그린 그림들을 모조리 없애달라고 유언을 남기지만 그의 작품가치를 알아본 조세피나를 통해 세상에 공개됩니다.

 

이는 현대 미술계의 원리가 그림을 그리는 화가, 창작자의 의지와 달리 그와 연계된 큰손들이 미술계를 움직이고 있음을 빗대고 있어요.

 

그래서 극중에서 살해당하는 사람들은 전부 작가가 아닌 갤러리 종사자, 비평가, 셀러 등의 인물입니다.

 

 

미술계의 욕망은 누가 더 유명한 그림을 많이 모으는가, 유망한 작가를 찾아내는가, 트렌드를 이끌 작가를 만들어내는가, 더 비뚤어져선 잘 나가는 작가가 맘에 들지 않으면 이를 추락시키는 일도 서슴치 않게 만듭니다.

 

그래서 작가들을 서술한것을 보면, 베트릴은 끔찍한 과거를 겪은 인물이며 세상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기에 이 고통이 작품에 고스란히 배여버립니다. 세상과 벽을 쌓은채 작품들을 꽁꽁 싸매고 드러내지 않았던건 이 작품들이 공개된후 또다시 요란해질 세상에 대한 공포를 알아버린 탓일수도 있구요.

 

그래서 베트릴의 이전의 삶은 세상과 단절된 외로움과 고통의 나날이었음을 유추할수 있어요.

 

신진유망작가로 이름자를 날리던 담리시는 이런 베트릴의 그림에 영향을 받고 승승장구할 미래를 뒤로 하고 홀로 떠나버립니다.

 

 

유명작가였던 피어스는 창작욕구에 미쳐 알콜에 의존하게 되면서 쇠락하게 됩니다. 로도라는 그에게 요양을 권하지만 그 이면엔 베트릴의 작품이 주목받는 지금 그의 효용가치가 떨어짐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엔딩크레딧에 보여주는 피어스의 장면은 상당히 인상깊어요.

 

한때 잘나가던 작가가 모래사장위에 아무 의미없는 그림들을 나무가지로 열심히 그리는데 파도가 밀려오면 지워져 버리고 말아요.

 

이는 현대미술계 작가들의 현실태를 반영하는 장면이기도 하고 갤러리와 셀러, 비평가등 미술계 관련 시스템이 사라진후의 작가들의 작품은 이처럼 아무의미 없는 지금의 미술계를 풍자하는 장면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영화속에서도 등장한 작가들은 몽땅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미술판에 남은건 장사꾼들이거든요.

 

 

살해당하는 인물들의 빈도가 많은 반면에 영화자체는 루즈한 느낌이 강해요.

 

영혼들린 그림이 살해한다는 직관적인 느낌보다 현대미술계의 시스템과 행태를 보여주는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여타 다른 공포영화를 기대하면 지루할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 몇몇 인상깊은 장면들이 있어요.

 

 

그레첸이 미술관 안에서 시체로 발견되는데 다음날 갤러리 방문객들은 작품한가운데 흥건한 피와 그녀의 시체 또한 작품의 하나로 여겨버려 한참후에야 그녀의 죽음을 신고한다는 장면이나 베트릴의 작품과 같은 구도로 로도라가 죽기직전 화면에 비춰지는 모습등 작품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값을 올리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이들이 결국 작품속에 갇혀지는 아이러니로 죽음을 맞이하거든요.

 

 

 

 

 

제이크질렌할이 비평가 모프역으로 등장합니다.

 

 

댄길로이 감독과는 '나이트 크롤러'이후에 또 함께 작업한 영화가 됩니다.

 

로도라역의 르네 루소 역시 댄길로이 감독과 '나이트 크롤러'에서 함께 작업했었구요.

 

 

'버드박스'등 다양한 작품으로 활동중인 존 말코비치가 피어스 역으로 등장합니다.

 

 

최근 '유전'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토니콜렛이 그레첸역을 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