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클볼...Knuckleball (2018)
친척 장례식에 참석해야하는 메리와 폴은 며칠간 아들 헨리를 외할아버지 제이콥에게 맡깁니다.
헨리는 무심한듯 하지만 헨리에게 애착많은 할아버지 제이콥과 보내는게 썩 나쁘지 않은듯 보여요.
다음날 할아버지를 깨우러 가지만 제이콥은 침대위에 시체가 되어 발견됩니다.
헨리는 놀라 부모에게 연락을 취하려 하지만 충전기를 가져오지않아 휴대폰은 방전상태, 심지어 마지막 통화도 폭풍때문에 통신장애구요. 아날로그 라이프속 제이콥의 집엔 전화기도 없습니다.
그나마 가까운 옆집 딕슨에게 달려가 도움을 청하지만 헨리에게 호의적이던 딕슨은 숨겨둔 실체를 드러내고 헨리는 딕슨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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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제작된 스릴러영화 '너클볼 (Knuckleball)' 입니다.
여러 영화들이 연상되는 설정입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인적없는 외가댁에서 머문다는 건 '더 비지트'를, 영리한 아이가 집안에서 괴한과 대치하는 설정은 '나홀로 집에'시리즈를 연상시키고 후반부 반전은 '엘시크레토'와 비슷해요.
서두에서부터 상징적 의미의 너클볼을 언급합니다.
헨리가 너클볼 그립포즈를 잡자 제이콥은 '정상적인 볼을 던지라'며 훈수를 두죠.
너클볼은 야구에서 변화구를 뜻합니다.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불가인 투구법임을 감안하면 영화속에서 원치않은 변수로 하여금 삶이 예상치못한 장애나 변수와 마주할수 있음을 암시해요.
하필 헨리가 제이콥의 집에 맡겨지는 날 폭풍이 닥쳐 위기가 극대화 되는것 또한 변수가 배경으로 깔리게 됨을 보여줍니다.
딕슨의 등장은 좀더 직접적으로 비유됩니다.
글러브와 공을 시그니처로 삼은 헨리와 달리 딕슨의 집엔 야구배트가 있어요.
둘의 대치는 폭풍으로 고립된 집이라는 그라운드안에서 그들만의 생존경기를 생성하게 되고 딕슨에게 있어 헨리는 너클볼처럼 예상치못한 변수가 되어버리고 그로 하여금 묵혀뒀던 응어리가 폭발합니다.
딕슨과 헨리는 '혈육'이라는 타이틀안에 매인채 벌이게 되는 아이러니한 게임이 되고 심판은 제이콥입니다. 딕슨의 망상에 등장하며 그를 몰아부치는 장면 또한 이와 연계돼요.
하지만 '너클볼'이라는 메타포를 중심으로 엮인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잘 표현되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딕슨과 제이콥이 숨긴 과거가 드러나면서 흐름의 맥락이 달라지기도 들고 헨리와의 대립에서 오락적인 부분과 상징적인 메세지 사이에서 고민하다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로 만들어버린 느낌도 있어요.
가령 초반에 헨리가 트랩을 만들어 들고양이를 가두는 장면이 나오는데 곧 고양이를 풀어주는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제이콥에게 물리적으로 감금된 딕슨의 엄마, 심리적으로 고립된 딕슨의 상태와 비교되기도 해요.
헨리는 딕슨과 결이 다른 인물로 표현되는데, 마지막에 이르러 쓰러진 딕슨에게 헨리가 거머쥔 무기는 다름아닌 '배트'에요.
결국 헨리가 딕슨과 같은 인물이 될지, 아님 그와 같은 결의 인물인지를 가늠하다 결국 그 다음장면에서 공과 글러브를 갖고 노는 헨리로 하여금 딕슨과 다르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만들거든요.
이 엔딩은 독립적인 완성도는 얼추 빚어지지만 중반부까지 유도해온 너클볼이라는 상징성과는 살짝 동떨어진 결과물을 낳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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