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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_Review

★★☆☆☆ 러스트 크릭...Rust Creek (2018)

 

 

 

러스트 크릭...Rust Creek (2018)

 

 

소여는 면접소식을 듣고 워싱턴까지 먼길을 운전해서 가게 됩니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가지만 뜻하지 않게 길을 헤매게 돼요.

 

그녀에게 길을 가르쳐주겠다며 접근한 홀리스터와 벅 형제는 소여를 덮치려 하고 그녀는 필사적으로 빠져나옵니다.

 

 

그들을 피해 산속으로 달아나지만 구조를 기다리던 소여의 희망과 달리 홀리스터형제들은 그녀의 차를 버려 숨기고 흔적을 쫓아 추격해요.

 

 

부상으로 혼절한 소여는 로웰의 도움으로 그의 트레일러에서 도움을 받지만 그 또한 홀리스터들과 한통속임을 알게됩니다.

 

하지만 로웰은 그들과 뜻을 달리하며 소여를 숨겨줘요.

 

 

그녀는 이 일대에서 벌어지는 음모에 피치못하게 휘말리게 되었음을 알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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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영화 '러스트 크릭 (Rust Creek)'입니다.

 

 

익숙한 설정의 줄거리에요.

 

위험에 처한 여자가 위험한 사건을 겪으며 스스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대학생인 소여는 면접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급히 달려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수려한 외모와 단련된 체력, 적당히 꾸밀줄 아는 능력까지, 그녀는 가시적인 성공의 표상을 향해 달려가는 여느 평범한 여자로 그려집니다.

 

그녀가 러스트 크릭에서 길을 헤매게 되는것은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정해진 길대로 따라가지만 그 또한 그녀가 원했던 길이 아닐수 있음을 뜻하며 혼란에 빠지게 됨을 의미합니다.

 

심지어 러스트 크릭에서 마주한 이들은 불법적인 일을 자행하는, 절대 만나선 안될 범죄자들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입니다.

 

길을 잃은 그녀를 돕는 로웰을 통해 악의 구렁텅이에서도 그녀를 향한 선의의 도움이 존재함을 보여줘요.

 

하지만 소여는 선과 악의 구분을 명확히 해내지 못하고 의심에 의심을 더하며 로웰을 경계합니다.

 

이는 성공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리던 사람이 주위를 살피지 않을때 올바른 분별력을 가지지 못하게 되는것을 의미하기도 해요.

 

소여가 부상당한 다리를 씻기 위해 강물로 상처를 씻지만 사실 그 강물은 로웰이 화학약품의 찌꺼기들을 버리는 오염된 물이란 아이러니로 하여금 오만한 소여의 선택들이 영리한 것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주기도 하구요.

 

 

로웰은 마약을 만들며 납품하는 일을 맡지만 다른 일당들과 달리 탐욕스런 인간이 아닙니다.

 

소여에게 있어 로웰은 이정표, 혹은 삶의 방향을 잡아주고 기다려주는 선지자같은 존재로 비춰집니다.

 

 

소여를 도와준다고 하면서 그녀를 트레일러에 가둔채 보내주지 않죠.

 

그녀는 끊임없이 로웰에게서 달아나려 하지만 로웰은 더 멀리 내다보며 소여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음을 인지시키려 합니다.

 

그래서 로웰이 소여에게 주는 가장 큰 도움은 '기다림'이며 이는 소여에게 있어 질주하던 삶의 쉼표가 됩니다.

 

소여가 차를 타고 가던 첫장면에서 라디오방송을 잘 들어보면 '동전이 가득 쌓인 방이 좋나요, 아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처럼 높게 쌓인 동전이 좋나요'라고 묻는 질문이 나와요.

 

토크하던 상대방은 동전이 쌓인 방을 택합니다.

 

소여는 이를 조롱하듯 혼잣말을 해요. 그녀 또한 같은 선택을 할 뻔한 대답이기 때문이거든요.

 

이 질문을 로웰에게도 똑같이 던져요.

 

로웰은 반대로 높게 쌓인 동전을 택해요.

 

동전이 쌓인 방은 얕은 계산을 하더라도 쌓인 동전보다 금액적으로 훨씬 더 많기때문에 이는 현실적인 탐욕을 상징합니다.

 

높게 쌓인 동전은 금액보다 불가능한 기술, 즉 현실을 넘어선 이상과 희망을 뜻합니다.

 

로웰을 통해 소여는 현실에 목매달던 자신의 삶이 부모와도 멀어지게 만들었으며 그녀 스스로 무언가가 결핍되어있었음을 깨닫게 만들어줘요.

 

오도일형사를 통해 듣는 러스트 크릭의 유래를 통해 인물들의 상황을 반영합니다.

 

침전물이 쌓여 붉은색을 띄던 강때문에 명명된 지역이지만 오래전에 침전물을 처리해 떠내려 보냈음에도 지명은 그대로 남아있게 된거죠.

 

오도일은 러스트 크릭에서 나고 자란 인물이며 이 칙칙한 지명을 보고 자란 이로써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을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는 강의 색깔을 흐리게 만든 침전물들이 흘러간 후 맑아져도 이름은 그대로 남아있는것처럼 홀리스터 형제들이 어릴때부터 저지른 악행들을 통해 시간이 흘러 모습은 변해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음을 믿는 사람입니다.

 

작은 마을에서 이런 악행이 벌어지는 러스트 크릭이란 지역은 그 자체로 악의 상징이며 '나는 추장이고 너희는 인디안이다'라는 말을 고압적으로 사용하는 오도일로서는 그들의 꼭대기에 앉아있게되는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거라 봐요.

 

 

그런 오도일이 마지막엔 러스트 크릭의 강을 따라 흘러가버리는 장면은 이때문에 묵직해 보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목표를 향해 가던 소여가 러스트 크릭이란 예상치못한 장애를 만난후 그녀가 겪었을 고난후의 성장은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지 고민하게 해줍니다.

 

첫장면에서 트랙을 명쾌하게 달리던 그녀의 모습과 달리 마지막 장면에서 굽이진 도로를 바라보며 비장하게 걷는 모습이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깁니다.

 

 

상징적인 소스들이 많이 깔려 있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배치했다기엔 가시적인 개연성이 부족한것도 아쉽고 과연 이 메타포들을 흥미롭게 다루지 못한점도 이 영화의 큰 단점으로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