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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파티...The Party (2017)

 

 

더 파티...The Party (2017)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된 자넷을 축하하기 위해 지인들이 하나둘 그녀의 집으로 모입니다.

 

 

소위 잘나가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순간, 자넷의 남편인 빌이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예상치 못한 그의 폭로에 모두가 놀라게 되는데 이 와중에 각자의 상황과 논지의 다툼으로 축하자리는 더 아수라장이 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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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영화 '더 파티 (The Party)'입니다.

 

설정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완벽한 타인'으로 리메이크했던 '퍼펙트 스트레인져스'와 사뭇 닮은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단순하고 소박한 소동극처럼 보이지만 이면엔 현 영국 정당정치의 폐단을 꼬집는 풍자영화입니다.

 

 

제목인 '더 파티'는 통상적으로 우리가 알고있는 파티의 개념을 뜻하기도 하지만 정당이란 뜻을 이중적으로 내포합니다. 영화속 대사에서도 정당을 party로 언급하구요.

 

자넷이 야당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된것을 축하하는 자리로 이들의 모임은 영국 노동당을 무대위로 불러온것이라 추측케합니다.

 

저명한 인사가 될 자넷을 추앙하던 이들의 대화는 점차 설전이 벌어지면서 오히려 안팎이 다른 이중적인 모습의 아이러니를 드러내게 만들어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고 고백하는 빌에게 어느 병원에서 진단받았냐고 묻자 '개인병원'을 다녀왔다고 답하고 이들은 놀라죠.

 

이유는 간단히 전문의에게 가면 2주를 기다려야 된다고 하지만 이는 영국내 심각한 사회복지 문제를 꼬집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영국의 복지시스템의 폐해를 직접적으로 당하는 입장이라면 '더 파티'는 이 불합리한 시스템을 접하는 지식층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넷은 의료복지 시스템을 관장해야 하는 보건부장관에 임명됐음에도 정작 남편은 이 시스템을 이용하려는데 시일이 너무 걸리니까 국가운영이 아닌 개인병원을 이용해버리면서 정부, 그리고 아내의 직위를 욕보여버리는셈이에요.

 

 

톰은 유능한 금융권에 종사하는 인물이며 겉으로 보이는 인텔리전트한 외모와 달리 지극히 세속적이고 나약한 인물입니다.

 

자신의 애인이 바람피운다는 사실을 알고 바람피운 상대를 처치하기 위해 총을 지니고 가지만 결국 총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말아요.

 

 

그렇게 죽이고 싶어하던 이가 막상 눈앞에서 쓰러지니까 어떻게든 살리기위한 촌극을 벌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레즈비언이자 극단적 페미니스트인 지니는 자신의 파트너인 마사가 젊은시절 남자와 관계를 맺었었다는 고백하나에 큰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를 느껴요.

 

지니는 자신의 인생에 어떤식으로든 남자와 결부되기 싫어한 인물이지만 그토록 원했던 임신의 결과로 자신의 몸속엔 세쌍둥이 남자아이를 임신하게 되죠.

 

 

이런 아이러니들 속에서 그나마 중심을 잡고 있는건 영화 초반 가장 불평많고 냉소적인 에이프릴이라는 캐릭터입니다.

 

논쟁중에서도 에이프릴의 입을 통한 이들의 평가, 더 나아가 정당정치에 대한 평가는 폐부를 찌르듯 현 문제들을 관통합니다.

 

 

직접적으로 현 정치의 관료주의를 비판하고 '살인'으로 비유하며 현재의 정당정치, 그리고 노동당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타파해야함을 시사해요.

 

그리고 에이프릴과 파트너인 고프리드와는 서두에서부터 그와 헤어질거라고 대놓고 언급하지만 후반부엔 그나마 우리가 젤 어울리는 커플이라며 자찬하죠.

 

 

이는 냉소적이며 비판적인 좌파세력을 대변하는 에이프릴과 명상을 중시하는 무형의 이상주의에 가까운 고프리드의 철학이 결합되면서 영국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영화속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가 되는 메리앤의 존재는 현 정치의 킹메이커처럼 비춰집니다.

 

 

영화속에서도 메리앤은 자넷이 장관이 되는데 핵심적인 일조를 한 인물로 언급되거든요.

 

그래서 메리앤이 간사하게 속여낸 인물들로 하여금 총구가 그녀에게 향하는것은 여태까지 일구어낸 정당정치의 말뿐인 비겁한 태도들을 제대로 겨냥합니다.

 

 

군더더기 없는 인물들로만 구성된 영화에다 흑백화면, 제한된 배경안에서 진행되는 영화이기때문에 어찌보면 연극무대같다는 느낌도 들어요.

 

러닝타임이 짧은와중에 상징적인 메타포들을 명확히 짚어내는 노련미를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해요.

 

'다키스트 아워', '인 더 하우스'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자넷역을 맡았구요.

 

 

'살인마 잭의 집', '담배가게의 프로이트'등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출품한 작품에도 출연한 브루노 강쯔가 고프리드역으로 출연합니다.

 

 

'28일후', '덩케르크'로 우리나라에서도 팬덤이 많은 많은 배우 길리언 머피가 톰역을 맡았습니다.

 

 

'트랜스 시베리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 이은 에밀리 모티머가 지니역으로 등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