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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단편경쟁2....Korean Short Film Competition 2 (2018)

한국단편경쟁2....Korean Short Film Competition 2 (2018)

 

 

2018년 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앵글 한국단편경쟁2에 출품된 단편영화 4편입니다.

 

 

 

민혁이 동생 승혁이...My Little Brother, Seung-hyuk (2018)

 

 

부모의 이혼으로 따로 살게 된 상황에 이른 아이들. 민혁과 승혁.

 

 

승혁은 엄마와 함께 살고 싶지만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고있는 민혁이 엄마와 함께 살거란 결정이 나게 되자 방안을 모색해냅니다.

 

민혁이 혼자 등교를 할수 있을만큼만 되면 민혁이 엄마와 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승혁은 민혁을 학교로 혼자 보내버리고 몰래 뒤따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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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뭉클한 감동드라마입니다.

 

얼핏 '우리들'이 연상되는 단편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줄거리지만 많은 정서를 아우르고 있어요.

 

장애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애환, 의도치 않게 상처받고 스스로 성장해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가시돋힌 선인장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는 장면으로 하여금 아이들이 상처에 근접하기 쉽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 선인장에 물을 주는 장면은 아이들 스스로 상처 혹은 위기를 포용하고 키워가면서 아픔과 함께 성장해 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합니다.

 

동화적인 감성으로 표현되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지만 어딘가에 있을 민혁이와 승혁이를 떠올리게 해주는 영화라 뭉클해지는 감동도 안겨줍니다.

 

아역들의 연기도 참 좋아요.

 

 

 

 

치킨파이터즈...Chicken Fighters (2018)

 

 

 

배우지망생인 현지는 룸메이트 친구 두명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현지는 가까스로 배역을 따오지만 그녀의 태도는 어딘가 무거워져 있어요.

 

친구들은 함께 치킨을 뜯으며 현지를 격려하려 하지만 이미 현지는 날이 선 상태가 된채라 이들은 사소한 일로 다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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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 치킨파이터즈 입니다.

 

감독이신 고현지님이 주인공 현지역을 맡았어요.

 

4편의 단편중 가장 가볍게 관람할수 있는 에피소드지만 최근 화두되고 있는 사회적 이슈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현지의 룸메이트들을 통해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취하고 버려야 할 갈등에 놓인 젊은 세대를 반영하고, 현지가 처한 상황을 통해 힘을 가진이들이 약자, 특히 여성을 욕망의 대상으로 치부해버리는 불합리한 현실을 그려냅니다.

 

 

결국 싸우게 되는건 각자의 궁지에 몰린 '을'들이기에 이들은 다시 울고 웃으며 화해할 여지 또한 어렵지 않게 놓여있음을 보여줍니다.

 

녹록치 않은 현실과 앞으로 겨루게 될 미지의 갈등들을 살짝 미뤄두고 이들이 잠깐 숨통을 틔워 깔깔대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는 위로받을지 모릅니다.

 

 

 

 

 

화성 가는 길...Road to Her (2018)

 

 

 

고등학생인 종환은 엄마의 기일이 되어 엄마의 유골이 안치된 화성을 찾아가려 합니다.

 

우연히 만난 수지는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고 종환은 얼결에 함께 갈것을 권유하고 수지는 종환과 함께 화성으로 향합니다.

 

 

가는 내내 힘겨워 보이기도 하고 날이 선듯 보이는 수지를 염려하던 종환은 수지에게 숨겨둔 비밀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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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무거운 드라마를 다루는 단편 '화성 가는 길 (Road to Her)'입니다.

 

다소 평이한 줄거리로 진행되는듯 하지만 후반부에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이야기가 숨어있는 영화이기도 해요.

 

종환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사건의 무게를 쥐고 있는 수지로 인해 이들의 여정은 가볍게 시작해서 진중하게 마무리 됩니다.

 

 

버스를 타고 화성까지 이동해 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그린터라 로드무비처럼 비춰지기도 해요.

 

수지가 안고 있는 비밀은 얼추 예상이 가능하지만 이를 표현 하는 방법이 흥미롭습니다.

 

수지에게 밉게 굴던 불량스런 학생의 태도와 맞물려 그녀가 지하철 역을 기피하는 모션을 통해 어떤 사건이 있었음을 예측하게 해줘요.

 

그리고 수지가 화성을 따라간 이유, 그녀가 내린 결정은 종환의 과거와 연계되어 종환이 자신과 수지의 방향을 바로잡게 만드는 계기를 줍니다.

 

올해 초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 출품된 '동구밖'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강혁일님이 주인공 종환역을 맡았습니다.

 

 

 

 

스트레인저...Stranger (2018)

 

 

 

허름한 달동네에서 색색깔로 벽을 칠하던 어린 소녀. 물감을 챙겨오던 소녀에게 수상한 남자가 다가와 함께 가길 원합니다.

 

 

아빠의 친구라는 아저씨는 공교롭게도 소녀의 아빠이름도 알고 있지만 소녀는 영 경계를 풀지못합니다.

 

낯선이를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내를 피해 골목길을 따라 도망가지만 낯선 남자는 소녀를 끝까지 쫓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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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설정의 단편 '스트레인저 (Stranger)'입니다.

 

 

중반까지만 보게 되면 이 영화가 숨긴 반전을 유추가능합니다.

 

이미 예전에 공익광고에서도 표현한적 있는 치매환자를 색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드라마입니다.

 

소녀가 물감을 채우러 간다면서 페인트통에 배변을 보는 것처럼 연출된 장면에서 소녀가 어떤 비밀이 있는지 알게해주거든요.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노인들의 정신상태를 소녀의 이미지로 승화시켜 노인들이 겪을수 있는 외로움과 두려움, 가족들이 겪게될 짐을 표현해냅니다.

 

이 단편을 보면 올해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흉'을 떠올릴수 밖에 없어요.

 

'흉'도 치매환자를 어린아이에 비유한 표현법이 도드라진 영화지만 차이점이라면 '흉'에선 더 건조하고 무게감있게 다룬반면 '스트레인저'에선 이를 좀더 감성적으로 다룬다는 점의 차이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