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렘...The Golem (2018)
유대인 마을에서 살고 있는 한나. 그녀는 과거 아이를 잃은 아픔을 안고 살지만 남편과의 꾸준한 노력에도 아이를 갖지 못하고 있어요.
유대인들을 수시로 괴롭히는 외부인들은 자신들의 마을에 퍼진 전염병이 유대인들의 저주때문이라 탓하며 이들을 무자비하게 침략하기에 이릅니다.
한나는 외부인들에 맞설수 있는 카드로 유대인들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골렘을 소환해내길 부탁합니다.
그녀의 주장은 묵과되지만 한나는 마을 사람들 몰래 주문서를 손에 넣어 골렘을 불러내요.
자신의 아들과 똑 닮은 모습의 골렘은 그녀와 함께 지내며 외부인들의 만행을 막아냅니다.
하지만 골렘은 한나의 기대와 달리 더 끔찍한 불행을 안고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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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미드나잇패션3에서 상영한 영화 '골렘 (The Golem)'입니다.
'예루살렘Z'를 연출한 파즈 형제 감독의 신작이에요.
골렘이라는 신화속 크리쳐를 소재로 하는 공포영화지만 공포영화의 장치를 빌린 드라마이며 한나의 시점으로 비춰지는 여성향 짙은 영화이기도 해요.
한나로 대변되는 17세기의 유대인속 여성들의 위치는 상당히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거나 배움을 받음에 있어서도 여성들의 자리는 없고 중차대한 마을의 결정을 할때도 여자들은 문밖에 선채 참여할수 없는 신세에요.
그녀들이 할수 있는건 오로지 출산과 육아에 국한되어있습니다. 마을을 비추는 장면에서도 온 집마다 아이들이 북적대는건 이러한 시스템속에서 가능한 많은 아이들을 출산해야 하는 여성들의 의무를 대변하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하나뿐인 아이를 잃고 난후 더이상 출산하지 못하는 한나의 입지는 그녀의 가족들에게도, 공동체속에서도 천대받을수 없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녀는 몰래 남자들의 가르침을 훔쳐 듣기도 하고 회의에 참여하려는 의지도 굽히지 않는, 사회진출의 욕망이 강한 캐릭터입니다.
골렘을 소환했을때 골렘이 자신의 죽은 아이와 닮았다는 점은 그녀가 사회의 일원으로 부당한 시스템에 순응하는 인물이라기 보다 자신의 처지와 감성에 더 치중한다는걸 반증합니다.
이전까지는 남편과의 잠자리에서도 수동적이었던 그녀가 이후엔 남자의 몸위로 올라타서 리드한다는 점도 자신의 욕망이 골렘으로 하여금 현실로 발현되고 있음을 의미해요.
외부인들을 몰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골렘을 소환해 내지만 골렘은 그녀의 욕망의 거울이기에 골렘에게 집착해가는 과정에 이르면 더이상 아군에게 용이하게 맞춰진 크리처가 아님을 알게됩니다.
표면적으로 골렘은 마을의 안위를 위해 만들어진 수호신과 같은 매개체지만 한나의 드라마가 개입되면서 의미는 달라집니다.
죽은 아이를 대신해 또다른 아이를 낳아 과거의 상처를 덮어버리자는 안일한 사고방식에 일침을 가하려는 한나의 강인한 인격의 반영이며 대체될수 없는 자식의 애정을 표방하는 여성과 모성의 존립을 뜻하기도 합니다.
비뚤어진 저항은 골렘을 탄생하게 만들고, 결국 한나가 자신의 마음에 품고 있던 아이를 승화시키면서 한나의 아픔과 골렘은 일체화 됩니다.
이후 골렘의 몸속에 있던 주문서가 또다른 소녀의 손에 쥐어짐으로써 여성의 저항운동은 세대를 거쳐 이어질것을 암시하며 이들에게 가해지는 핍박은 또다른 골렘을 세우게 될것을 예측하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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