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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연...8個女人1台戲, First Night Nerves (2018)

 

 

 

초연...8個女人1台戲, First Night Nerves (2018)

 

인기스타였지만 은퇴후 배우로서 유명세를 멀리하게 된 슈링은 안감독의 새 연극무대에서 주연을 맡게되고 복귀를 준비하게 됩니다.

 

함께 주연을 맡은 위원은 슈링이 맡을뻔했던 영화의 주인공을 대신 꿰차고 주목받는 배우로 승승장구 하고있어요. 그 뒤엔 몸로비로 슈링을 꺾고 캐스팅되었다는 루머가 떠도는 만큼 슈링과 위원은 썩 좋은 관계가 아닙니다.

 

둘은 첫 대본리딩때부터 사소한 트러블을 일으키게 돼요.

 

인기를 무기삼은 위원의 오만함은 연극무대 전체를 조금씩 흔들기 시작하고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을수 밖에 없는 슈링은 이를 감내하며 첫무대를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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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프리젠테이션에 초청된 영화 '초연 (8個女人1台戲, First Night Nerves)'입니다.

 

'란위'로 유명하고 커밍아웃한 감독이라는 타이틀도 있는 관금붕감독의 신작입니다.

 

이번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국내외에서 꽤 주목받은 작품이기도 해요.

 

결과물은 썩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지극히 옛 홍콩영화스러운 영화에요.

 

잔치같이 다양한 군상들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포진되어있다가 갈등이 요란하게 심화되더니 급작스럽게 마무리돼요.

 

축을 이루는건 당돌한 여배우 위원과 과거 상처들을 안고 복귀하려는 슈링의 대립처럼 비춰집니다.

 

연극무대 출연제안을 받고난 뒤 초연, 즉 첫 무대가 열리기 전까지 하루하루를 챕터별로 진행됩니다.

 

그 이외에 안감독이나 각 배우들의 이야기, 또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양념처럼 버무려져요.

 

관금붕감독의 노련함이 돋보이는건 주인공은 슈링과 위원이지만 조연들의 이야기가 두서없이 툭툭 불거짐에도 무게감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점입니다.

 

가령 슈링과 위원의 매니저들 각자의 드라마는 샛길로 흐를수 있는 가십이 될수도 있지만 오히려 주변인들의 캐릭터를 더 생동감있게 만들어주고 이는 주인공들의 세계관을 더 현실감있게 완성시켜줍니다.


묘하게 얽힌 관계들 사이에서 보여주는 희노애락도 흥미로워요.


슈링의 매니저가 연기쪽 공부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매니저일을 접기로 하는데 그녀는 슈링에게 차후에 그녀에게 어떤식으로든 도움이 되겠다는 약조를 남기죠. 이는 슈링에게 과거 있었던 일을 상기시키며 유사한 관계도 상황에 따라 독이 되거나 득이 될수도 있는 아이러니를 풍자합니다.

 

위원이 탄 택시에 뜬금없이 등장한 영화감독의 사연의 경우도 위원의 감정전환의 요소로 활용하고 극장매니저같은 인물들의 활용도도 꽤 좋은편입니다.

 

다만 슈링의 팬을 자처하는 푸사의 캐릭터는 기대한만큼 많은걸 보여주지 않아요.

 

영화의 서두에 대기업의 상속녀가된 푸사가 혼인할 사람을 찾는다는 공개적인 언론플레이가 부각되면서 푸사의 신랑찾기는 영화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이후엔 전혀 언급되지 않고 흐지부지 되고 맙니다.

 

특히 푸사와 슈링의 관계는 어떤식으로 봐도 퀴어적 성향으로 비춰지지만 이 또한 팬과 스타의 관계와 연모하는 감정 그 사이 어딘가에서 애매하게 겉돌고 말아요.

 

천방지축인 위원과 캔디같은 슈링의 대립만으로 드라마가 진행되어도 꽤 흥미진진할 이야기들이 많았을텐데 기대한만큼의 재미는 주지 못합니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이들을 묘사하고 각인하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설명은 덜한반면 대사는 엄청나게 많이 쏟아져요. 홍콩영화 특유의 내러티브간의 간격이 짧은것도 이 영화의 특징입니다.

 

정신없이 진행되다가 영화의 엔딩에 이르면 인물들간의 화해와 관계의 완성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져버려 다소 김새는 경향도 있어요.

 

그럼에도 영 어색한 영화가 아니라는점도 독특하게 느껴집니다.

 

푸사역에 '이별계약'으로도 유명한 바이바이허가 주연을 맡아 영화제때 부산을 방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