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_Review

★★★☆☆ 선희와 슬기...Second Life (2018)

 

선희와 슬기...Second Life (2018)

 

 

학교에서 딱히 존재감없고 친구도 없는 선희.

 

 

밝고 활발한 정미를 보며 동경과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용기를 낸 선희는 정미와 친해지려 하고 정미는 선희와 가까워지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날이후부터 정미와 친구들은 선희를 데면데면하게 되고 상처받은 선희는 정미를 골려주려 해요.

 

장난처럼 시작된 사건때문에 정미는 예상보다 큰 오욕을 치루게 되고 심지어 학교에 나오지 않는 사태까지 벌어집니다.

 

정미의 집을 찾아간 선희는 눈앞에서 정미가 자살하는걸 목격하고 맙니다.

 

죄책감에 방황하던 선희는 가출한후 보육원 원장의 눈에 띄어 새로운 곳에서 생활을 시작해요.

 

'슬기'란 이름으로 낯선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지내게된 선희는 곧잘 주변의 신뢰와 인정을 받습니다.

 

 

머지않아 또다른 갈등이 선희를 찾아오게 됩니다.

 

 

-

 

2018년 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커런츠에 초청된 영화 '선희와 슬기 (Second Life)'입니다.

 

장난같은 거짓말이 불러온 파장이 그리는 드라마를 덤덤하게 표현합니다.

 

무엇보다 여고생들을 비추는 시점이나 표현하는 방식이 꽤 생동감 넘칩니다. 실제로 선희, 정미, 방울이같은 친구들이 어딘가 있을법해 보이거든요.

 

선희의 거짓말은 가정의 불화에서 시작됩니다.

 

영화속 선희의 첫 거짓말은 정미에게 잘보이고 싶어 엑소 콘서트 티켓을 구입하려고 엄마에게 거짓말로 용돈을 타내는 것부터거든요.

 

그리고 정미에게 거짓말로 포장된 친절은 의외의 효과로 잘먹히게 되자 선희는 죄책감없이, 그리고 깊이감없이 예사로 반복하게 됩니다.

 

어린 소녀들이 지나치듯 할수 있는 거짓말, 사실은 허세에 가까운. 그런 장난들이 중첩되면서 사실의 진위여부보다 이들의 갈등원인은 질투와 애정이에요.

 

누구보다 애정이 필요한 인물로 그려진 선희가 가장 안정적으로 보일때는 주변인들에게 호의와 사랑을 받을때이며 외면받기 시작할때 위험할만큼 불안해 보이거든요.

 

 

드라마적인 요소를 볼때 가장 아쉬운 점은 선희를 둘러싼 관계속에서 철저히 배제된 부모의 존재감입니다.

 

선희의 결핍의 원인은 가정의 불화, 사랑받고 자라지 못한 아이였음을 영화 초반에 언급되는데 이후부터 마지막까지 선희의 부모는 언급조차 되지 않습니다.

 

보육원원장이 선희의 보호자이자 무한애정의 원천이며, 부모대신의 롤을 맡고 있지만 이를 이상적으로 그리기엔 더 세심한 개연성이 필요해보입니다.

 

선희가 즉흥적으로 가명을 쓰고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검정고시로 새로운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는데 신분 확인도 거치지 않은채 가명의 인물로 진학한 점이 꽤 의문으로 남아요.

 

GV때 박영주 감독님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설정이라고 하셨지만 영화속에서 다뤄지는 이야기는 '이것이 실화니까 믿으시오'로 단정짓는 이상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어야 관객들과 소통이 이루어질수 있어요. 사건재현 다큐멘터리를 보러온게 아니라 드라마가 담긴 영화를 보러온거니까요. 다소 비어있는 설정때문에 현실감이 떨어지는것은 피할수 없는 단점입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간략화되어있습니다.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한껏 들어내고 필요한 장면들만 추려 압축적으로 짜임새있게 만들어냈어요. 그래서 지루하지 않고 몰입도가 높은 장점이 있는 반면 영화가 좀 더 여운을 남겨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선희가 방울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중 사진을 취미로 삼던 방울이가 '다른 사람을 찍어도 사진에는 내가 보인다'는 내러티브는 주인공인 선희뿐만 아니라 영화전체를 관통하는 메세지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미지나 장면이 뒷받침 해주었다면 훨씬 더 완성도가 높았을거라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