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잭의 집...The House That Jack Built (2018)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연쇄살인마 잭은 버기에게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살인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하나씩 들려주며 영화가 이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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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미드나잇패션1에서 상영한 영화 '살인마 잭의 집 (The House That Jack Built)'입니다.
잭이 저지른 살인중 5개의 에피소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총 5개의 챕터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챕터들은 회상형식으로 이루어지며 현시점의 잭과 버기가 전지적인 시점에서 대화를 나누며 사건을 토론하고 평가하지만 화면에 등장하지 않고 목소리로만 관여합니다.
살인을 저지르는 과정과 심리를 면밀히 보여주지만 이 과정은 기묘하게도 잭이 평범한 인간에서 살인마로 변하가는 과정이 아니라 살인마에서 예술가로 스스로 담금질해가는 모습처럼 비춰집니다.
잭의 행위와 개념은 평범하지 않고 기괴하기 그지없지만 버기와의 대화, 어쩌면 버기를 납득해내려는 노력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기행을 관객들에게 묘하게 설득시켜버리려 하는 위험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매 챕터마다 잭이 저지르게 되는 끔찍한 사건이 말미에 배치되어있습니다. 이를 묘사하는 방법이 극적이지 않고 초중반의 차분함과 지루함의 톤을 그대로 유지한채 살인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초반의 이벤트들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건이 중첩될수록 과해지는 장면의 묘사보다 처음과 같은 정서의 잭이 더 섬찟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라스폰트리에감독이 안티크라이스트를 칸에 발표했을당시 시사회장에서 야유와 조소가 쏟아져나왔던것에 대해 이 영화로 복수한거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영화속에서 잭이 살인을 저지르며 스스로에게 변명하는 이유중 '나를 제대로 대접하지 않았기 때문에 너희가 당하는 거다'라는 뉘앙스의 대사가 노골적으로 표현되는것때문에 칸을 저격한거라 봅니다.
엔딩크레딧에서 울려퍼지는 느닷없이 흥겹던 'HIT THE ROAD JACK' 또한 가사의 의미가 이와 유사하거든요. 영화속 처음 잭이 살인도구로 쓴것도 차량수리용 '잭'이고 영화의 마지막 음악이 'HIT THE ROAD JACK'인것처럼 라스폰트리에가 언어적 유희로 장치한 느낌도 있구요.
극중 잭 또한 살인마이며 건축가지만 스스로를 '예술가'로 승화하려 합니다.
결국 자신이 차곡차곡 수집한 컬렉션들로 기괴한 결정체를 만들어내죠.
이 또한 영화속에서 라스폰트리에감독 전작들의 하이라이트장면들을 모아 후반부에 편집삽입해 놓음으로써 잭과 동일시하는 경향을 보여줘요.
후반부에 잭과 버기가 등장하는 순간 영화는 또다른 반전을 맞이합니다.
초현실적인 공간속에서 버기는 잭을 안내하며 그의 인생을 반추하게 만듭니다.
이장면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이 들게 해요.
과연 잭이 창문너머 천국을 보며 흘린 눈물의 의미는 반성의 뜻인지, 완성되지 못한 예술가의 삶에 대한 미련인지, 혹은 또다른 의미가 담긴것인지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완전히 다른 해석을 안기게 해줍니다.
중반까지의 영화톤은 '안티크라이스트'와 느낌이 비슷하고, 후반부는 '멜랑꼴리아'를 연상케합니다.
분명 라스폰트리에감독의 전작들처럼 이영화또한 호불호가 강할거라 예상합니다. 중간없이 극호 아니면 불호로 나뉠듯합니다. 그럼에도 상당히 인상깊은 영화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을것 같아요.
챕터1에서 우마서먼이 영화속 처음 피해자로 등장합니다.
우리나라배우 유지태가 까메오로 출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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