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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티풀 데이즈...Beautiful Days (2018)

 

 

 

뷰티풀 데이즈...Beautiful Days (2018)

 

 

중국에서 살고 있는 조선족 대학생 젠첸. 병세가 악화된 아빠에게서 어릴때 가족을 버리고 떠난 엄마의 행방을 듣게 됩니다.

 

젠첸은 엄마가 남긴 남한의 주소만 덜렁 들고 혼자 엄마를 찾아갑니다.

 

엄마는 한국에서 시덥잖은 남자들을 상대로 술장사를 하고 있는데다 건달같은 남자와 동거중임을 알고 원망과 분노가 폭발하게 됩니다.

 

엄마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마저 체념으로 바뀌자 젠첸은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젠첸은 자신의 짐속에 엄마가 몰래 숨겨둔 엄마의 일기를 보게 되고 그녀가 왜 가족을 버리고 떠나야 했는지, 왜 그런 결심을 했는지 알게되면서 충격에 빠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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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뷰티풀 데이즈 (Beautiful Days)'입니다.

 

오랫만에 장편영화로 컴백한 이나영의 연기변신이 화제가 된 영화이기도 합니다.

 

등장인물들은 젠첸을 제외하곤 대부분 캐릭터명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주요 등장인물들은 그들이 처한 상황속 현실의 상징적인 존재들로 압축되어 보여지는 경향이 있어요.

 

젠첸의 아빠는 어리숙한 시골 조선족남자로, 가족을 꾸리기 위해 여자를 돈주고 사와야 하는 당시의 남자들을 묘사하고, 젠첸의 엄마는 생계에 몰린 탈북여성의 불행한 삶을 대변합니다.

 

 

악의 축으로 등장하는 브로커는 직접적으론 젠첸의 엄마를 속박하며 괴롭히는 존재로 그려지지만 이로 하여금 탈북민들의 삶에 자리잡은 불법적인 시스템과 장애의 상징이기도 해요.

 

그래서 브로커를 습격하는 젠첸의 아빠는 불행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어긋난 희망, 해방되기 위한 발버둥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말로는 결국 엄마와의 이별을 야기하게 되고 원치않은 또다른 불행으로 한발 더 나아가게 됩니다.

 

젠첸이 엄마의 동거남을 공격하는 장면이 아빠와 브로커의 과거 장면과 겹쳐집니다. 심지어 이들이 가격하는 부위또한 똑같이 머리를 겨냥하구요.

 

과거에 저지른 과오를 회피한채 청산하지 않는다면 이또한 지금의 세대에 대물림될수 있음을 경계하게 만듭니다.

 

젠첸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영화가 가진 메세지가 더 확고히 드러납니다.

 

스스로의 처지를 원망하며 칼을 든 엄마는 시스템에 대한 굴복, 절망의 상태를 의미해요.

 

엄마를 만류하는 아빠는 '아이는 죄가 없다'는 내러티브로 하여금 다음세대의 희망적인 변화를 내포하게 만듭니다.

 

젠첸에게 일기장을 숨겨주며 자신의 묵힌 과거를 털어내는 엄마는 과거의 불행에서 해소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고 이는 현재의 동거남과 새로운 아이를 가지게 되는 엔딩으로 하여금 희망적인 미래를 예상케 합니다.

 

그래서 '뷰티풀 데이즈'라는 제목은 영화의 중반까지는 역설적인 의미로 비춰지다가 마지막 장면으로 하여금 이들 나름의 이상적인 미래를 꿈꾸게 만드는 직접적인 뜻이 되기도 합니다.

 

만듦새가 나쁘지 않은 영화이지만 대중적으로 호응이 좋은 영화라 단언할수는 없습니다.

 

엄마의 서사가 영화의 큰 흐름을 맡고 있는데 1997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지는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진행됩니다. 어떤 장면에선 회상으로, 또다른 장면에선 급작스런 시간의 흐름으로 연결돼요.

 

 

그 과정이 썩 매끄럽지 않습니다. 긴 서사에 비해 인물들이 가진 내러티브가 썩 친절하지 않아서 공백을 인물들의 표정과 감정묘사로 채워넣게 됩니다.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맹점은 여주인공인 이나영입니다.

 

오랫만의 컴백작이라 주목하게 되지만 여전히 트렌디한 이미지로 비춰지는 그녀가 사연많은 탈북여성을 연기하는 내내 과연 저 상황을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해 믿고 보게되는것과 동시에 기대반 우려반으로 지켜보게 됩니다. 더 공론화된 평가는 개봉이후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반응으로 판가름 날듯 합니다.

 

영화가 전달하는 메세지는 상투적일수 있지만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뽑힐만한 상징적인 영화로서는 이견이 없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