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Isabelle (2018)
곧 출산을 앞둬 이사를 한 만삭의 라리사와 맷 부부.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긴후 들뜬 마음도 잠시, 옆집에 사는 음침한 중년여성 앤과 창문으로 기괴하게 라리사집을 훔쳐보는 그녀의 딸 이사벨 때문에 라리사는 불편함을 느낍니다.
게다가 출산을 한달 앞두고 라리사는 유산하고 맙니다.
그녀는 심지어 수술도중 심정지가 와 죽었다 살아나고 임신중독증까지 겹쳐 아이를 잃은 후유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라리사는 잃은 아이의 망상을 보기도 하고 일상을 힘들게 버티다 심지어 자살시도까지에 이르러요.
그녀는 맞은편 창문에서 섬찟하게 노려보는 이사벨이 그녀가 겪는 불행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거라 원망하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집안에서 이사벨을 목격하면서 그녀의 불안감은 극도를 향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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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미드나잇패션2 에서 상영한 영화 '이사벨 (Isabelle)'입니다.
라리사와 이사벨을 통해 사랑과 상실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라리사는 출산의 기대를 하는것과 동시에 예정되지 않았던 임신에 대한 불안, 부모가 될 자신감 부족이 주는 위태로움을 동시에 안고 있는 인물입니다.
아이를 잃고 난후 그녀는 이웃집에 사는 앤과 이사벨의 사연을 알게돼요.
이사벨은 그릇된 종교에 빠진 아버지에 의해 학대받는 장애여성입니다.
이사벨은 사랑받고 자라지 못한 아이, 외부의 사랑을 부러워하고 탐하는 인물입니다.
이사벨의 엄마인 앤은 이사벨을 사랑하지만 그녀또한 잘못된 방식으로 이사벨을 고통스럽게 만들어버려요.
라리사가 감추고 있던 비극적인 가정사가 드러나면 매일 그녀를 지켜보던 이사벨을 마주하며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을거라 여겨집니다.
라리사는 아버지의 사망을 목격하고 원인을 감추며 스스로 짊어진 삶의 무게를 숨겨왔다가 그녀가 부모가 되는 시점에 부담이 터져버렸을거라 보여져요. 그 매개가 되는것이 이사벨입니다.
사탄숭배에 빠진 이사벨의 아버지, 영적존재를 보는 라리사의 아빠를 동일시 하게되는 경우 이사벨의 불행은 라리사의 행복한 삶 이면의 모습일수 있음을 유추하게 됩니다. (그래서 맷이 라리사에게 다시 죽음의 경로를 지나 살아남아서 선택하라는것은 '사랑'에 대한 믿음이 자리한 삶의 경로를 인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차후엔 라리사가 임신한 아이를 가졌을때 스스로 부족한 부모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때문에 자신의 아이가 불행해졌을거라 자책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라리사를 붙잡아주는 맷은 이사벨이 갖지 못한 '사랑'의 객체입니다.
그래서 결국 라리사의 상실을 복구하고 불행에서 벗어나게 해주는것이 맷이며 '사랑'이라는 불변의 논제임을 드러냅니다.
행복한 삶으로 돌아온 라리사의 눈에 비친 이사벨로 하여금 불안은 그녀의 이웃집에 있는것처럼 늘 항상 가까이에 있으며 그녀가 틈을 주는 순간 놓치지 않고 다시 파고들지 모른다는 경계심을 갖게 만들어줍니다.
영화속 몇몇 디테일은 드라마의 깊이를 높여줍니다.
가령 유산한 후에도 모유가 흘러 셔츠를 젖게 하는 표현으로 인해 라리사가 겪는 상실의 아픔을 현실적으로 그려냅니다.
라리사가 집안에서 악취를 맡는 장면은 앤이 집을 떠나면서 부터 시작됩니다. 앤의 집은 항상 엄청난 양의 양초가 켜져 있는데 이는 집안에 숨겨진 시체의 냄새를 숨기기 위해 켜둔것으로 유추됩니다. 앤이 집을 떠난후 양초가 닳자마자 시체의 악취가 퍼졌으리라 생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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