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Sunset in My Hometown (2017)
6년째 오디션프로그램에 도전장을 던진 mc심뻑으로 활동하던 학수는 또다시 본선을 목전에 두고 탈락의 고배를 마십니다.
때마침 고향에서 걸려온 전화는 아버지의 입원소식.
마지못해 학수는 고향인 변산으로 내려갑니다.
묵은 원망과 풀지못한 분노의 원인인 아버지를 수년만에 만나지만 여전히 학수는 아버지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고향땅에 발을 들이자마자 하나둘 마주하게 되는 과거의 인연들은 여전히 학수에겐 영예롭지 못한 기억이자 트라우마로 등장하고 삭막한 학수의 현실을 더 직시하게 해줍니다.
뜻하지 않게 소소한 이벤트들에 얽혀버린 학수는 당장 서울로 뜨고 싶지만 마지못해 변산에 머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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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박열에 이은 이준익감독의 청춘3부작 '변산 (Sunset in My Hometown)'입니다.
뜬금없이 랩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이 이준익감독과 생소하게 보여질수 있지만 사실 이준익 감독의 전작중 라디오스타, 님은 먼곳에 등과 같이 음악과 맥을 같이한 필모들로 인해 이번 소재를 선택한 이유가 전혀 예상밖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랩을 다루는 방식과 영화속에서 자연스레 녹여내기위한 표현의 고민이 많이 보여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우선적으로 몇차례 풀버전으로 나오는 박정민의 랩무대나 음원이 깔릴땐 친절하게 가사가 자막으로 입혀져 이해도를 용이하게 해주기도 해요.
전체적으로 스토리라인의 기승전결보다 캐릭터들간에 소소한 에피소드들의 연계가 중심을 이루는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에 비중이 큰 편이기도 해요. 그런점에선 꽤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랩가사를 직접 쓰기도 한 박정민의 래퍼로서 이미지도 나쁘지 않고 주변인들로 꾸려진 조연들의 이미지나 연기력도 상당히 생동감이 있어요.
학수의 성장영화로 비춰질수 있는 구성이지만 온전히 래퍼로서의 성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고향'으로 대변되는 학수의 과거와 과거의 인연들, 학창시절로 귀결되는 학수 인생의 전반을 거부하는 그가 스스로 자기반성과 성찰을 하게만들려는 장치들로 꾸려져 있어요.
그래서 학수에게 장애로 여겨지는 인물들은 단순한 선악구도가 아닌 개선의 여지를 둔 불편한 존재들로 비춰집니다.
학수의 불평과 방황은 충분히 이해가 될만한데 되려 과거의 인연들로 인해 학수가 더 철부지로 보이는 기이한 시점도 생겨버려요.
그래서 후반부에 예견되어있는 감동코드에선 감흥을 느끼기에 앞서 썩 공감될만큼 학수와 아버지의 관계를 시원하게 풀어내지못한 아쉬움은 있습니다.
캐릭터들의 매력은 꽤 좋은편입니다. 변산이라는 지역의 이미지속에 잘 녹아있는 인물들이 자연스레 내뱉는 사투리의 딜리버리도 재밌구요.
언급했던 라디오스타와 여러모로 닮아있고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로 봐도 무방해요.
학수를 중심으로 한 조연들은 뭉뚱그려 '고향사람들'로 치부되지만 각기 인물들과의 관계가 맞물려 학수 캐릭터를 더 입체감있게 만들어주고 수시로 터지는 웃음과 재미를 책임집니다.
주요 갈등요소가 학수를 중심으로 한 기승전결보다 인물들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들로 엮이다 보니 반복되는 소소한 사건들이 온전히 다 재미있기만 하진 않습니다.
개별에피소드들이 다 색깔이 다르다보니 모든 이벤트에서 공감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파트에선 늘어지는 느낌이 들수도 있어요.
학수가 래퍼로 등장하지만 오히려 영화는 랩을 앞세운 시와 문학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해요.
스스로 언급한 금의환향 컴플렉스로 드러나는 학수의 현상태는 과거 그가 문학도였던 학창시절을 포함한 인생전반에서 탈피하고자 랩을 선택하고 궁핍한 현실에서 맴맴돌지만 결국은 학수가 자신의 과거와 인생을 마주하고 받아들일때 현실의 삶도 진전될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주요 매개체로 시가 등장합니다.
랩또한 시, 문학의 젊은세대들의 또다른 표현법이자 같은 선상에 존재하는, 확대하면 신구세대의 공존, 과거와 현재의 화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후반부에 이르면 더 도드라져요.
'영화는 영화다'의 하이라이트 장면과 오버랩되는 학수와 용대의 뻘밭육탄전장면에 이르러 자연스럽게 동창회를 연상케하는 화해장면과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에서도 차용한 엔딩크레딧에 등장하는 군무씬은 이 영화가 어떤 색깔을 지닌 영화인지 명확히 보여주는 장면처럼 보여져요.
다만 청춘시리즈중에서 유일하게 시대극이 아니라는 점에서 동주, 박열에서 보여준 젊은이들을 표현하는 시점이 조금 어색한 부분이 도드라집니다. 시대극에선 원래 있던 인물들과 상황이 역사적인 사건의 흐름속에서 귀결되다보니 그들의 입장이나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불편하더라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지만 변산의 학수는 온전히 새로 창작된 캐릭터라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래퍼라는 설정이 주는 자유도와 학수의 현재 상황이 맞물리면서 예측되는 캐릭터가 생성되지만 학수를 바라보고 평가하는 시선은 전형적인 꼰대발상이에요. 이는 학수의 부모세대뿐 아니라 그의 동기들 조차 그를 철없고 현실감 떨어지며 성장하지 못한 인물로 치부해버립니다.
결국 래퍼로 성공한 무대에 오르고 결혼을 해야하는 행복한 결말이 정말 학수로 대변되는 청년들의 미래상인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있어보여요.
지난 쇼미더머니6의 예선장면을 초반에 차용합니다.
그래서 배우들외에 도끼, 더콰이엇, 매드클라운, 앤덥, 등의 실제 래퍼들의 연기를 잠깐 감상할수 있는 재미도 있어요.
조연들의 연기도 찰지고 인상깊습니다.
특히 선미의 아버지역으로 나온 정규수님이 씬스틸러역을 톡톡히 해주십니다. 나중엔 이분이 등장만해도 웃음이 절로 터질정도에요.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영화상영후 GV가 있었습니다.
이준익 감독님과 배우 박정민, 김고은, 신현빈, 고준, 김준한, 배제기, 최정헌, 임성재분이 참석하셨습니다.
여태 본 무대인사, GV통틀어 가장 많은 분들이 참석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박열때이어 두번째 영접한 이준익감독님. 이번 작품은 영화분위기가 밝아서인지 함께한 자리가 유독 즐거워 보이셨습니다.
원준역의 김준한님. 박열때 다테마스로 댄디한 캐릭터를 연기하셨는데 이번 원준역으로 다른 이미지의 역을 맡으셨습니다.
레카3인방중 상렬역을 맡으신 배제기님, 박열에서도 출연하셨어요.
레카3인방중 구복역을 맡으신 최정헌님. 이준익 감독님 전작인 동주, 박열에도 출연했었습니다.
레카3인방중 석기역을 맡은 임성재님. GV중 개인기로 큰웃음을 주셨습니다.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시간가는줄 몰랐어요.
청년경찰, 최근 드라마 미스티에서도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고준님, 이번 용대역은 바람바람바람때의 코믹한 캐릭터처럼 큰 웃음을 줍니다.
미경역의 신현빈님. 전형적인 극중 미녀역이 아닌 엉뚱한 캐릭터를 선보여줍니다.
선미역의 김고은님. 사족이지만 화면보다 실물이 진짜 이뻤어요.
주인공 학수역의 박정민님. 동주에 이어 이준익 감독님과 청춘시리즈에서 연을 맺게되었습니다. 잠깐이지만 드라마 앙투라지에서도 같이 출연하셨던 적이있고.(앙투라지땐 이준익 감독님이 본인역으로 까메오 출연을 하셨어요.)
역시 사족이지만 실물이 진짜 훈훈하십니다.
많은 인원이 출동해주셔서 GV내내 분위기 화기애애하고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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