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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크라이 마미...Don't Cry, Mommy (2012)

 

 

 

돈 크라이 마미...Don't Cry, Mommy (2012)

 

 

바람핀 남편과 이혼한후 딸 은아와 단둘이 애틋하게 살아가는 유림.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던 친구같은 다정한 모녀에게 큰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동급생인 불량한 남자아이들 세명에게 은아가 성폭행을 당해요.

 

유림은 큰 충격을 받고, 가해자들의 처벌을 바라지만 막상 법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지 못합니다.

 

 

가해학생들은 일말의 반성도 없고 그들의 부모역시 합의에만 급급해요.

 

그와중에 은아의 성폭행 영상을 빌미로 가해학생들은 다시 은아를 불러내고 같은 사건이 또 발생하면서 비극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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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기사엔 여자판 아저씨라고 나와요.

 

왜 그런식으로 홍보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영화도 갈피를 못잡고 있구요.

 

분명 영화의 초안이나 의도는 확실했을것 같은데 여러차례 방향을 틀고 자른 느낌이 많이 듭니다.

 

유림역을 맡은 유선씨의 연기력 하나에 모든 촛점을 맞추고 나머지를 다버린 영화에요.

 

 

극중 시나리오의 진행방식도 엉성하며 내러티브도 어색하기 그지 없습니다.

 

매번 발생하는 사건 그 자체에만 촛점이 확실하며 사건 발생후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나 행동패턴, 반응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없어요.

 

 

성폭행 당했다는 팩트만 존재할뿐 그 이면에 피해자측과 가해자측의 내러티브는 홈드라마 수준에 머물고 맙니다. 지극히 전형적인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덕분에 몰상식한 가해자들의 납득하지 못할 악행만큼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들 역시 설득력을 잃고 맙니다.

 

심지어 유오성씨의 배역은 극중에 빠져도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할만큼 미약해요. 까메오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거의 경찰역이라고 여겨지는 장면들이 크게 없는데 갑자기 쓸데없이 명사수가 돼요.

 

큰 열쇠를 쥐고 있었을 유오성씨의 딸 역할인 캐릭터도 제때 터트릴수 있는 한방을 놓치고 맙니다.

 

자칫 심각해질수 있는 녹화 영상은 더 극적긴장감을 몰아갈수 있었을텐데도 이를 영리하게 이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엄마의 복수극은 아저씨와 비견되기엔 너무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아저씨에선 일단 배경이 법이 미치지 않는 가상의 공간에 비견되는 어두운 뒷골목 배경에서 벌어지는 반면 이 영화에선 어디든 세간의 시선이 미치는 곳에서 앞뒤 분간없이 일이 벌어져요.

 

그래서 주인공을 응원해야 하는 관객은 저래도 되나하는 우려로 바뀌게 되어 여주인공의 격앙된 감정에 백프로 몰입하기 힘들어지죠.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막장이 됩니다.

 

주인공은 고민이 없어요. 무작정 지르고 보는거죠.

 

비극을 준비하는 엄마의 극단적인 결심이라면 그 과정에 더 많은 고민이나 의도를 표현해줘야 했어요. 딸이 준비한 케익이란 소재는 이 모든 격앙된 감정의 응집체로 소화시킬수 있는데도 중반이후 힘을 잃죠. 영화의 모티브와 가장 가깝게 닿아있는데도요.

 

 

은아역시 초반 평범한 밝은 여학생의 이미지가 잘 표현된만큼 사건이후 관객들에게 안타까움을 유발하는 중요한 캐릭터인데 상황과 연기가 다 맘에 들지만 내러티브가 굉장히 미흡합니다.

 

성폭행당한 여고생의 고증을 전혀하지 않은거 같아요.

 

은아의 대사들은 거의 전형적인 수준에 머물고 맙니다. 좀 더 디테일한 대사가 있었다면 관객들의 감성을 더 크게 자극하고도 남았을거에요. 은아역의 남보라씨 연기는 일취월장입니다. 갠적으론 무서운 이야기에서 매력발산했던 아우라가 아직 남아있어요.

 

이 영화에서 놓친 가장 아까운 재미는 유림이 전남편을 찾아갔을때에요.

 

유림은 남편의 내연녀를 불러내 부탁합니다. 내연녀는 유림의 이혼때 남편에게 유리한 재판을 이끌어낸 유능한 변호사로 나오며 유림은 그녀의 실력을 믿고 딸의 재판을 부탁하죠.

 

전부인과 내연녀의 합동재판작전은 정말 매력적인 이야기 아닌가요. 이 파트만 따로 떼어내도 멋진 영화가 하나 나왔을거에요.

 

하지만 이 재미있는 소재를 사용하지 않아요.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결국 법정드라마로 갈줄 알았던 영화는 후반부에 법자체가 사라져요. 그냥 사건들의 열거만 남습니다.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동호입니다. 배역이름도 기억안나요. 영화안에서 그냥 유키스의 동호 그자체였으니까.

 

 

악의 축으로 관객이 가장 증오해야할 대상인데 왜 이런 중요배역을 전문배우까진 아니더라도 이런 아이돌로 결정했을까요. 팬덤때문은 아니라고 믿고 싶어요.

 

영화의 수요가 아이돌팬층에 기댈만큼 자신없었다면 왜 제작을 해야 했는지도 의문이구요.

 

동호는 이영화의 패망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본인의 캐릭터를 망가뜨린뿐만 아니라 영화자체를 망쳐놨어요.

 

무대인사에 들러서 아직 완성된 영화를 못봤다고 했는데 만약 야외상영회때 마지막까지 보고 갔다면 본인도 충격 받았을지 몰라요.

 

관객들이 동호가 나오는 씬에서 대사만 나오면 웃었거든요.

 

심지어 극장을 나서는 사람들은 깔깔대며 동호의 대사를 따라하며 비아냥대는데 이정도면 끝난거죠.

 

이층의 악당에선 무난한정도였는데(물론 분량도 적은데다 기복이 심한 연기력이 필요하지 않은 역이었지만요) 이 영화를 보면 진짜 실력이 없던가 아예 고민자체를 안한거같아요.

 

중요배역임에도 권현상과 이상민에 비해 턱없이 대사와 빈도가 적은것 역시 제작진측에서 이를 우려해 분량을 조절한 부분인듯하구요.

 

홍보를 위해 지명도 있는 연예인이 필요한 제작시스템을 비난하기 힘들지만 이런경우는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심지어 요즘엔 연기하기에 문제없는 아이돌들도 있잖아요.

 

근래들어 찾아보기 힘든 미완성작이에요.

 

 


ps. 관객들은 영화보다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3줄요약 실제사건들의 리스트에 더 감정이입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