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남친...GF。BF, 女朋友。男朋友 (2012)
대만 민주화운동 세대를 거친 인물들과 그 배경으로한 청춘 멜로 드라마.
1985년, 고등학생인 첸쭌량과 왕신렌, 린메이바오는 막역한 친구사이입니다.
이들은 민주화 바람이 일기 시작하는 시기를 겪으며 물정도 모르지만 교내의 억압과 통제를 부당하다 느끼기 시작합니다.
사춘기의 반항심과 외부사회의 은밀한 움직임은 그들의 삶에 조금씩 영향을 미치며 이들의 관계도 서서히 그림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첸쭌량에 대해 친구이상의 감정을 가지기 시작하는 린은 혼자 마음앓이를 시작하며, 이런 린을 바라보는 왕신렌은 역시 연민이상의 감정을 품게 되죠.
첸쭌량은 린의 마음을 알아채지만 애써 모른체 합니다.
린과는 친구관계를 유지한채 교내의 다른 여학생과 교제를 시작하지만 그리 순탄하지는 않아요.
고등학교를 졸업한후 1990년 타이페이에서 이들은 대학생이 되어 본격적으로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합니다.
학생운동의 일원이 되어 왕신렌은 그 리더로서 대중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친구인 첸쭌량과 왕신렌의 여친이 되어 있는 린은 이 학생세력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개방과 민주화라는 거센 움직임을 위해 청춘을 쏟은 이들은 그들의 연애사 역시 역사와 함께 성장통을 겪게 됩니다.
린은 왕신렌이 자신외에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고 있음을 알게 되고, 첸쭌량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닫게 됩니다.
이들은 일련의 계기로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채 각자의 삶을 살게 됩니다.
다시 세월이 지나 1997년, 이 세명의 삶은 제법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왕신렌은 신진갑부의 딸과 결혼하여 부유하지만 허울뿐인 굴욕적인 삶을 살고, 린은 왕신렌의 회사밑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그와는 내연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첸쭌량은 이들과 연락을 끊은채 역시 유부남과 불륜관계를 맺고 있죠.
어느날 함께 조우하게 된 세사람은 화해하고자 하지만 뜻하지 않게 서로 더 상처를 주고 맙니다.
그리고 그들만을 위한 결말이 준비되어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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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청춘 멜로드라마입니다.
민주화바람을 겪은 대만의 당시세대들이 살고 있는 현재의 사회분위기와 세태를 반영하고 있어 진정성과 몰입도가 좋아요.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모든걸 바쳐 싸웠지만 이들 청춘에겐 딱히 보상이란 없습니다.
정부와 싸운뒤 다시 돌아오는건 그들 각자의 삶과의 전쟁이 남아있는거죠.
이들은 그 모든 싸움에서 익숙하지 않고 숱하게 상처받아요.
이는 오직 대만이란 나라의 특수성에만 기대지 않고 희망속 청춘을 지나 꿈과 현실의 갭을 깨닫는 3-40대 대부분의 대중에게 공감을 사게 합니다.
진짜 어른이 되지못한 이들이 결국 각자의 책임을 맡게 되면서 영화는 후반부의 격앙된 슬픔을 쥐어짜지않고 최대한 자제하고 있어요.
이는 세남녀의 캐릭터와 맞닿아 절제된 아픔을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생각보다 많이 슬퍼요.
엔딩의 통속적인 결말이 놓여있지만 개인적으론 이부분보다 절정까지 이어지는 세남녀의 갈등구조가 너무 마음아팠습니다.
결말을 의도적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는데 할애하지 않고 덤덤하게 놓아버려요. 이부분도 상당히 맘에 들구요.
배우들의 연기력과 매력도가 이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상당부분 차지합니다.
고등학생부터 중년에 아우르는 외모와 연기력을 구사하는 세명의 주연배우는 가히 명불허전입니다.
특히 린메이바오역의 계륜미는 감정의 굴곡이 많은 역인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를 풀어나가고 있어요.
고등학생때의 팬시한 이미지들과 영상은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매력이 있습니다. 과거를 그리는 만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느낌이 우리나라 정서와도 닿는 부분이 있구요.
영화속 퀴어코드도 부담스럽지 않게 각자의 비뚤어진 욕망의 소재중 하나로 영화속에서 잘 녹아있습니다.
보기드문 수작이에요.
ps. 첸쭌량역의 장효전이 낯익어서 찾아보니 '영원한 여름'에 출연했더군요. 퀴어코드의 메이저 영화 두편에 출연하기가 쉽지는 않을 결정일텐데 장르와 상관없이 수려한 연기력을 뽐내고 있어 상당히 매력적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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