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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쇼케이스4...Short Film Showcase 4 : 브라기노(Braguino, 2017), 눈싸움(Gaze, 2017)

 

브라기노...Braguino (2017)

 

 

 

시베리아의 인적없는 숲속에서 터를 일궈 살고 있는 브라긴 가족.

 

 

이들은 사냥과 낚시로 생활을 영위하며 자연속의 일부가 된 삶을 살고 있어요.

 

어느날 부터 이들에게 땅의 일부를 요구한 킬린일가에게 자리를 내준 후부터 이들의 갈등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킬린가는 이웃이 된후 땅의 소유권을 두고 처음부터 온전히 자신들의 소유라 우기고 있고 브라긴가는 이를 터무니 없는 얘기라 항거하는 중이죠.

 

킬린가가 이주해온 이후 이방인들이 이들의 사유지를 사냥터로 찾아오는 일도 빈번해지는데 브라긴가는 이 상황이 킬린가가 초래한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은 담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으로 지내고 있지만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서로 왕래는 커녕 경계한채 지낸지 오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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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부산국제영화제 (2017 BIFF) 와이드앵글에 초청된 영화 단편쇼케이스4에서 상영한 단편영화 '브라기노(Braguino)'입니다.

 

 

건조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에요.

 

영화는 브라긴 가족의 일상을 면밀히 쫓으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냅니다.

 

이들이 어떻게 삶을 영위해 나가는지, 어떤 갈등을 안고 사는지에 대해 주관적인 입장은 최대한 배제한채 가족들의 어조에 최대한 귀를 기울입니다.

 

광활한 시베리아의 풍광을 담아내면서 숲과 강으로 우거진 이들의 주거지를 배경으로 일거수일투족을 영상으로 옮기는 과정은 자연다큐멘터리로 느껴지지만 브라긴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지면 일종의 고발형 다큐의 성격을 띄게 됩니다.

 

 

자연속에서 순응하며 욕심없이 이들에게 자리를 내어준 자연에게 겸손한 태도를 엿보이는 이들에 비해 브라긴 일가를 통해 언급되는 킬린일가의 세속적인 태도는 이들과 대립되는 양상을 띕니다.

 

킬린일가의 인터뷰나 영상을 배제시킨채 오로지 브라긴가의 일상만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결말을 통해 브라긴가가 앞으로 직면하게 될 또다른 갈등에 대해서도 우려와 염려를 남겨놓고 마무리지어요.

 

면밀하게 찍은 다큐멘터리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특히 곰을 사냥하는 장면은 어떤 꾸밈도 없는 상태에서 찍은터라 스펙터클한 연출이 없음에도 상당한 생동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아이들을 촬영함에 있어서 제작진들이 이 일가족들과 얼만큼 오랜시간을 들여 친밀감을 이끌어냈는지 잘 보여주기도 합니다.

 

 

 

 

 

 

눈싸움...Gaze, Negah (2017)

 

 

 

한 여성이 늦은밤 야근후 귀가하던길에 버스에 오릅니다.

 

 

우연히 맞은편에 앉은 남자가 그의 옆에 앉은 노인의 지갑을 소매치기하는걸 목격하게 되고 이를 모른채 하려다가 끝내 목격한 사실을 알립니다.

 

버스는 한차례 소란이 일어나고 남자는 모욕을 당한채 버스에서 쫓겨나요.

 

 

하지만 남자는 오토바이를 타고 버스를 쫓아와 그녀를 뒤쫓기 시작하고 여자는 불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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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부산국제영화제 (2017 BIFF) 와이드앵글에 초청된 영화 단편쇼케이스4에서 상영한 단편영화 '눈싸움(Gaze, Negah)'입니다.

 

제목만 보고 유쾌한 장난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영화는 짧은 분량에 꽤 무거운 사회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매치기한 남자를 보며 이를 묵과할지 고발할지 갈등하던 주인공이 이윽고 올바른 소리를 냈을때의 안도감은 이후 그녀가 위협의 타겟이 되면서 다가오는 불안감으로 변질되면서 옳은 행동을 했을때 뒤따르는 책임에 우리 모두는 간과할수 있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또한 이란사회에서 여자로서 범죄의 희생양이 될수 있는 위태로운 현실, 근무량이나 스케쥴을 고용주의 지시에 수동적으로 따라야 하는 사회적 지위를 넌지시 드러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