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특수요원...PART-TIME SPY (2016)
10년째 알바만 전전하던 영실은 정규직을 꿈꾸며 취업에 열의를 불태우지만 번번이 물먹게 됩니다.
그러던중 국가안보국의 댓글 알바 2년 계약직으로 취업에 성공해요.
국가안보국의 박차장은 보이스피싱에 낚여 예산 5억원을 홀랑 날려버리는 황당한 일을 당합니다.
때마침 재계약에 실패한 영실은 보이스피싱 회사에 취업해 탈취당한 5억원의 행방을 찾으라는 박차장의 임무를 맡게됩니다.
그 댓가로 국가안보국의 정규직을 약속받구요.
어렵지 않게 보이스피싱 텔레마케터로 잠입한 영실은 사수로 나정안을 만나게 되는데 정안은 다름아닌 보이스피싱 회사를 기습하기 위해 잠입한 사이버지능범죄 수사대의 열혈형사에요.
몰래 정보를 캐내기 위해 각자 활동을 하던 영실과 정안은 사무실을 염탐하다 서로의 정체를 알게되고 경찰과 국가안보국의 신경전으로 번지게 됩니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양측의 경쟁은 공조하기로 합의에 이르고 영실과 정안은 함께 보이스피싱 회사를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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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풍자 코미디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 (PART-TIME SPY)'입니다.
한창 정치적 이슈였던 국정원 댓글알바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구요.
영화는 전체적으로 가볍게 볼수 있는 코미디물 딱 그정도입니다.
예상했던것과 달리 풍자에 관한 이슈들은 상당히 축약되어있고 도드라져 보이지 않아요.
다양한 화제거리들을 담고 있는데 장영실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비정규직의 애환을 그려내려합니다.
영실의 인생사는 긴세월의 박탈감을 느끼기엔 지나치게 가벼워요.
10여년의 알바생활의 고단함과 대비되는 그녀의 목표는 정규직입니다.
국가안보국의 2년계약직으로 다니면서 영실의 출입증 상태만 봐도 그녀가 어떤 대접을 받고 살았을지
아이러니하게도 다년간 다수의 알바와 자격증으로 영실의 숨겨진 기술력은 상당한 캐릭터로 비춰집니다.
다재다능한 영실이 왜 정규직으로 취업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해요.
이마저도 영화의 후반부에 이르면 영화가 그려내는 비정규직이라는 소재자체가 흐릿해져버리기도 합니다.
국가예산을 보이스피싱에 날려먹은 정부기관의 허술함도 그래요.
사건의 발단인 박차장의 실수는 전화 한통화의 간략한 씬만으로 정리되어 버립니다. 이후에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라는 직접적인 내러티브가 없었다면 이 중요한 발단이 무게감없이 지나갔을거에요.
이후부턴 개연성의 문제입니다.
보이스피싱 사무실에 영실을 잠입시킨다는 설정은 흥미로워요.
정부기관이 벌인 실수를 은폐하기 위해 어리석은 발상이 구체화 된다는 점은 어떻게 풀어나가도 그럴듯한 코미디가 될 소지가 다분해지거든요.
그간 정규직에 목매던 영실이 너무나도 쉽게 회사에 취업하게 된다는것도 아이러니구요.
왜 영실이 별 의심과 장애없이 취업했는지에 대해선 넘어가더라도 그 이후부턴 의문투성이에요.
예산 5억원이 훅하고 날아갔는데 박차장이라는 사람은 전문적 경력도 없는 영실에게 일임하죠. 5억이 얼마만큼 타격이 큰
금액인가에 대한 어필이 부족한것도 아쉽습니다. 사실 뉴스에서 접하는 허탈하게 날려먹은 예산은 더 엄청나니까 '겨우 5억때문에?'란 의문이 생겨요.
처음엔 5억을 챙긴 회사가 맞는지에 대한 확인만 부탁받은 영실에게 나중엔 5억의 행방을 찾으라고, 공조후엔 보이스피싱회사의 숨은 우두머리인 '회장'을 찾으라는 임무도 맡겨요.
국가안보국이라는 정부기관에서 허술한 한명의 직원에게 이런 책무를 일임시키려면 그만큼의 설득력을 갖춰야 하는데 큰 고민없이 시키고 따르는일의 연속입니다.
이 와중에 가장 주목을 끈 소재거리가 있는데, 정부기관의 정규직을 꿈꾸던 영실이 가짜로 잠입한 보이스피싱회사에서 더 큰 인정을 받고 한명의 일원으로 큰 몫을 해내간다는 점이 영화속 도드라지는 아이러니입니다.
보이스피싱회사에서 이들이 하는 일들을 묘사하는점도 그래요.
평범한 서민들을 등쳐먹어야 하는 일인데 한명은 경찰공무원이고 한명은 전직 정부기관 계약직원이죠.
그럼 이들 또한 잠입한 업무에 대한 딜레마가 생기기 마련이고 이런점을 그려내는 부분도 있어요.
다만 언급하고 고민하는 부분을 슬쩍 드러내기만 할뿐 얼렁뚱땅 넘어가는 점은 아쉽습니다.
퍽퍽한 국가안보국의 혜택에 비해 보이스피싱 회사는 사무실이나 여러환경이 상대적으로 더 나아보이는 점도 더 부각스켰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시나리오의 흥미로움에 비해 개그로 점철된 에피소드들은 다소 빈약합니다.
정안역의 한채아는 욕설과 몸개그를 벌이는 캐릭터를 맡기에 썩 적절한 이미지의 배우는 아닙니다.
불같은 성격에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정안의 캐릭터는 신선하진 않지만 꽤 재미있는 캐릭터에요.
영실과 정안의 투샷은 어느정도 융화된 맛이 있지만 이들이 소화하는 개그들은 큰 웃음보다 피식거리게 되는 정도에요. 이마저도 전형적인 클리셰들이라 예상가능하구요.
조재윤과 김민교같은 개성있는 씬스틸러들이 열연을 하지만 설정내에서 끌어낼수 있는 폭소는 제한적이었을거라 생각됩니다.
사건이 심화되어 클라이막스로 이어지면 그나마 실소를 채워주던 코미디는 쏙 빠지고 진지한 액션영화로 전환합니다.
약간이나마 꼬여있는 소동극을 풀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코믹하게 풀어낼수 있는 부분을 지나치게 힘을 준점이 오히려 집중도를 떨어뜨립니다. 애초에 고민없이 진행된 스토리였는데 마지막에 이르러야 고심한 흔적이 드러나니 가볍게 볼수있었던 영화의 장점이 반감됩니다.
마지막 항구씬은 묘하게 '공조'의 엔딩액션씬과 오버랩됩니다.
장영실역엔 강예원이 열연합니다. 다듬지 않은듯한 파마머리와 톤다운된 메이크업으로 개성강한 캐릭터를 선보여요.
나정안역은 한채아가 맡았습니다. 근래들어 보기 힘든 여성 버디무비를 소화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박차장역으로 조재윤이 등장해 씬스틸러로 열연합니다.
김민교는 양민교실장으로 영화속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구요.
나정안을 흠모하는 형사 재용역으로 동현배가 열연합니다. 빅뱅의 태양 친형으로도 친숙하죠.
김과장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남궁민이 보이스피싱 회사 사장 민석역으로 등장합니다. 특별출연에 이름이 올라있습니다.
그외에도 짧은 등장이었지만 영실의 엄마 역할로 임예진씨가 특별출연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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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영화 상영후 GV가 있었습니다.
김덕수감독님과 배우 강예원, 한채아, 김민교, 동현배님이 자리해주셨습니다.
GV였으나 관객들과의 질의응답은 없었고 사회자의 진행으로 배우분들과 감독님과의 대담이 진행되었습니다.
좌측부터 동현배님, 김민교님, 한채아님, 강예원님, 김덕수감독님이십니다.
사진만봐도 GV분위기가 화기애애했던게 느껴지시나요.
전국 무대인사 다니시느라 피곤하실텐데 지친기색없이 긴시간 함께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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