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Al final del tunel, At the End of the Tunnel (2016)
홀로 집에서 지내던 호아킨에게 어느날 세입자가 들어옵니다.
딸 베티와 함께 찾아온 미모의 베르타.
댄서라는 그녀는 휠체어 신세를 지며 우울한 일상을 보내던 호아킨에게 활력소를 줍니다.
그녀와 점점 가까워지며 호감을 느끼던 순간, 예상외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벽너머에서 들리는 낯선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되고 호아킨은 이들의 대화를 통해 놀라운 계획을 듣게됩니다.
갈레레토일당은 모종의 계획을 세워 배수구로 이어진 지하 터널을 이용해 은행을 털려고 해요.
그 길 가운데 기지로 세울만한 공간이 바로 호아킨의 집 지하로 이어져 있었던 터라 그를 감시하기 위해 베르타를 의도적으로 심어놓은거죠.
잔인하고 저돌적인 갈레레토들에게 휠체어신세인 호아킨이 맞서 싸울수는 없는 상황이고, 호아킨은 기지를 발휘해 이들의 계획을 뒤엎을 방법을 강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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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와 스페인 합작 스릴러 영화 '터널(Al final del tunel, At the End of the Tunnel)'입니다.
스페인산 웰메이드 스릴러영화는 어느정도 우리나라 정서와 맞는부분도 있었던터라 기대하고 보는 경향이 있어요.
애초에 반전을 예고하듯 서두에 묘한 복선들이 깔리며 시작합니다.
전체적으로 구성의 재미나 아이디어의 승부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는 예상보다 덜한편이에요.
컴퓨터 기술자로 등장한 호아킨은 하체를 사용하지 못하며 휠체어로 생활합니다. 그리고 그가 사는 집은 그런 그가 사용하기 편하게 나름 최적화 되어있구요.
혼자 살며 외로운 지경인데 유일한 가족인 반려견이 고통속에 오늘내일 하는터라 호아킨이 직접 안락사를 시켜야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절박하겠어요.
이런 소재만 활용하더라도 뭔가 그럴듯한 개성있는 스릴러가 나올법한데 중반부까지 계략을 짜는 호아킨의 모습은 전형적인 스릴러 주인공의 행동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요.
상황이나 사건의 묘사만큼 캐릭터들의 부연설명도 늘어지는점이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영향도 있습니다.
캐릭터들간의 스토리 비중이 효율적이지 않은점도 그렇구요.
호아킨의 어릴적 가정내 분위기가 메아리로 울리는 초반씬은 그가 얼마나 외롭게 사는지, 가정을 그리워하는지에 대한 정서를 표현하지만 굳이 서두에 아무런 설명없이 연출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해요.
갈레레토 일당들의 세력다툼과 시기등 그들간의 다툼이 표현되는데 간결하게 설명되어야 할 부분도 더러 길어진 느낌이 있어요.
반대로 호아킨이 베르타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것이 좀더 긴밀하게 설명되어야 할텐데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후 그녀가 갈레레토와 같은 패거리 였음에도 호아킨이 그녀를 굳이 도와야 하는 개연성을 붙여야하는 타당성을 들이밀기엔 둘사이에 무슨 교감이 특별한게 있었나 하는 물음표도 붙어요.
그럼에도 영화에 몰입할수 있는건 스페인 영화 특유의 어둡고 밀도있는 연출력이 한몫합니다. 영화음악도 좋구요.
중반부부턴 갈레레토는 그들 나름의 계획을, 호아킨은 그 나름의 반전을 기획하며 진행하는데 두팀 다 나름의 성과를 내며 진행해 가면서 사건이 심화됩니다.
분명 이 둘의 접점에서 어떤 반전이 일어날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사소한 이벤트들도 놓칠수 없게만드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복선과 사건들이 큰 의미없이 지나치거나 사소하게 흘러가버리고 맙니다.
정작 마지막 반전에 임하는 호아킨의 계획은 짜여진 기술보다 임기응변과 타이밍의 재주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영제목인 Al final del tunel, At the End of the Tunnel 라는 것처럼 터널의 끝이 상징하는 바는 궁지에 몰린 호아킨의 상황을 표현하는 듯 합니다. 터널 끝이 어둠인지, 또다른 출구로 이어질지에 대한 선택은 본인 자신에게 달려있었던 것임을 깨닫게 되면서 그는 항상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게 되구요.
직접적인 이미지로서 터널은 영화속에서 존재가 뚜렷하게 각인되지 않습니다. 터널 그 자체보다 갈레레토 일행이 머물러 있는 지하실의 기지, 호아킨의 집에 더 촛점이 맞춰져 있는데 제목에 굳이 터널로 상기시켜줘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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