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아이덴티티...Split (2016)
클레어의 생일파티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
마르샤와 클레어, 그리고 케이시는 영문도 모른채 낯선 남자에게 납치되어 감금됩니다.
기회를 틈타 탈출하려는 이들은 납치한 남자를 점점 더 알게 될수록 더욱 불안해지고 맙니다.
23개의 다중인격을 가진 그는 각기 다른 인격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수시로 다른 인격이 드러나 케이시 일행을 놀라게 합니다.
그는 유일하게 다중인격에 저명한 정신과박사인 플레쳐의 환자로 상담을 통해 그녀에게만 속내를 드러냅니다.
하지만 소녀들을 납치한 이후 이들중 중재를 맡은 인격인 배리의 이름으로 된 메일로 수차례 플레쳐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플레쳐는 그의 상태를 의심하며 염려하지만 범인은 자신의 계략을 끝내 숨겨요.
24번째 인격인 '비스트'가 등장하게 될 날을 기다리며 소녀들은 그의 '먹이'가 될것임을 예고합니다.
케이시일행은 탈출을 감행하려 하지만 연거푸 실패하게 되고 예고한 날짜가 다가오면서 불안은 실체로 이어지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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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신작 '23아이덴티티 (Split)'입니다.
분열되다란 뜻의 원제인 스플릿(Split)이 작년에 개봉한 국내영화와 동명인 탓에 23아이덴티티란 제목으로 변경되었는데 오히려 번안제목이 영화의 호기심을 더 불러일으키는데 적절한 효과를 보는듯 합니다.
어릴때 학대를 받은후 다중인격증세를 보였던 '빌리 밀리건'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는군요.
줄거리를 따라가다보면 소녀들이 이 다중인격범인과 어떻게 맞서며 어떤식으로 탈출하게 될지에 촛점이 맞춰지지만 중반부 이후엔 흐름이 살짝 뒤틀립니다.
범인과 피해자의 사건이 주축이지만 플레쳐박사의 개입이 중첩되면서 다중인격에 대한 학술적접근을 시도합니다. 물론 케빈을 실험대상으로 둔 논거는 영화적 재미에 의한 가상적인 발상인 부분도 포함하고 있구요.
케이시 일행과 대면하는 케빈과 플레쳐박사가 대하는 케빈의 시점의 입장이 다르게 비춰지기때문에 단순히 위험한 존재가 아닌 훨씬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범인의 입지가 다져지게 됩니다.
주목할만한 또다른점은 케빈의 이야기를 추적해가면서 케이시의 과거 또한 회상씬으로 교차됩니다.
어릴때 아빠와 삼촌과 함께 사냥을 다녔던것을 시작으로 케이시의 캐릭터를 해석해주려는 의도로서만 존재하는듯이 보였던 회상씬은 나름의 스토리를 갖춰가면서 또다른 반전으로 이어집니다.
케이시의 과거는 어릴때의 고통이 성장에 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지금의 현실속 공포로 존재합니다.
사고를 쳐야만 벌받는곳으로 숨어있을수 있다는 내러티브또한 그냥 흘려보낼수 없는 암시를 해줘요.
케빈이 '고통받는 자는 우월하고 그렇지 않은 자는 열등하다'고 몇차례 언급하는것 또한 자신의 범죄를 합리화하려는 허세가 아니라 케빈 또한 유년기에 거쳤던 끔찍한 기억과 싸우고 있는 자신을 인정받고 위안삼기위해 스스로 새긴 다짐과 같습니다.
가정을 자기 스스로 선택할수 없는 아이들에게 불행 또한 스스로 선택한것이 아니었음을 케빈과 케이시를 통해 그려내고 있습니다.
케빈처럼 다른 인격을 만들어내 자신을 보호하거나 케이시처럼 사고를 일삼으며 담을 쌓는다는 것은 그들이 살아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비춰집니다.
엔딩장면에 깜짝 놀랄만한 소스들을 던지는데 15년전 나이트샤말란 감독이 제작했던 '언브레이커블'의 설정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심지어 주인공이었던 '던'의 명찰을 단 브루스윌리스가 언브레이커블의 캐릭터 그대로 깜짝 등장을 하구요.
식당에서 던의 옆에있던 여자들이 언급한 휠체어탄남자는 던과 대립했던 '미스터글래스'를 의미합니다.
이때문에 케빈이 꽃다발을 들고 열차에서 각성을 했던 장면은 극중 내러티브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가 열차사고로 사망했던것에 대한 트라우마로만 비춰질수 있던 장면이었지만 언브레이커블의 열차사고가 케빈의 아버지 사망과 연관있을거라 예측가능합니다.
아마 확장된 세계관으로 케빈과 던의 대립을 그린 후속작이 제작될거란 기대도 이어집니다. 실제 제임스 맥어보이와 브루스윌리스가 계약했단 얘기도 나오구요.
흥행에는 참패했었지만 라스트에어벤더를 통해 히어로물에 대한 나이트샤말란 감독의 야망도 드러냈었으니 생소한 조합은 아닐듯 합니다.
다중인격캐릭터를 어색하지 않을만큼 뛰어난 연기력으로 소화한 제임스 맥어보이가 케빈역을 맡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영화속 등장한 인격은 케빈, 데니스, 패트리샤, 헤드윅, 배리, 오웰, 제이드, 비스트 정도로만 등장합니다. 아마 더 다양한 캐릭터는 후속작에서 구현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리들리스콧 감독의 아들인 루크스콧의 첫 장편작 '모건'에서 인상깊은 캐릭터를 보여준 안야 테일러 조이가 케이시역으로 또한번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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