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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렌...SiREN (2016)

 

 

 

사이렌...SiREN (2016)

 

 

 

에바와 결혼을 앞둔 조나.

 

형인 맥이 특별한 총각파티를 벌여주고자 조나와 조나의 친구 랜드, 엘리엇을 동참시켜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후진 스트립바에 도착한 이들은 실망과 함께 또다른 기회를 얻게 됩니다.

 

낯선 이가 이들에게 죽여주는 곳이 있다고 꾀어 이들을 데려갑니다.

 

외딴곳 음침한 건물안에 위치한 묘한 클럽에서 이들은 꽤나 즐기게 됩니다.

 

 

클럽의 주인인 닉스가 조나에게 독특한 경험을 해주겠다며 건물안 밀실로 데려가고 조나는 유리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둬진 묘령의 여인을 만납니다.

 

 

정체불명의 여자를 마주한지 얼마되지 않아 조나는 환각을 보게되고 강렬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범상치 않은 클럽의 분위기에 정신을 차리게 된 조나는 일행들과 벗어나려 하지만 밀실에 갇혀진 여자가 걱정돼 즉흥적으로 그녀를 구하고자 합니다.

 

결국 실행에 옮겨 그녀를 방에서 빼내게 되지만 이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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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크리쳐 호러영화 '사이렌(SiREN)'입니다.

 

제목을 보고 설마했는데 그리스 신화속에 나오는 사이렌(Siren), 혹은 세이렌을 크리쳐화 시킨 영화에요.

 

조나가 마주한 여자는 다름아닌 사이렌이었고 그녀는 노래를 사람을 현혹시켜 혼을 빠뜨린다는 설정입니다.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지만 필요에 따라 본모습으로 변신하는데 신화처럼 반은 새, 반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어요.

 

 

영화속에서 그녀는 찢어진 입과 긴 꼬리를 달고 있는데 이 낯익은 비쥬얼이 어디서 본듯하다 했더니 VHS 1편에 실렸던 단편 '아마츄어들의 밤(Amateur Night)'의 아이디어를 확장시켜 만든 장편영화네요.

 

영화 본편에서도 단편을 언급하는 내러티브들이 등장합니다.

 

오프닝에서 어린 사이렌을 포획하려는 닉스의 멘트중에 사이렌을 소환했다가 몰살당한 이들을 '아마츄어들'이라고 칭하는 대사가 등장하고 조나에게 반한 사이렌이 '내가 좋아?'란 대사 또한 아마츄어들의 밤에서 등장한 여자 크리쳐의 대사에요.

 

사이렌 역의 여배우 또한 아마츄어들의 밤에서 크리쳐역할을 맡았던 여배우구요.

 

 

이 크리쳐를 수집해 마치 박물관처럼 꾸며놓은 닉스의 변태적 취향이 접목되어 기존의 단편영화의 설정에다 '호스텔'의 아이디어를 덧 씌워 놓습니다.

 

호스텔이나 VHS보다 훨씬 수위는 낮은편이지만 이 영화 또한 성적판타지와 호러영화의 기존설정을 반영하면서 특유의 유머도 얹어요.

 

처음 도착한 스트립클럽의 생계형 스트리퍼가 보여주는 비쥬얼과 몸개그등의 직접적인 코믹요소도 그렇지만 결혼을 앞둔 남자가 즐기러간 총각파티에서 엮이게 된 여자인 사이렌은 살면서 평생 한 남자와 관계를 맺는다는 아이러니 또한 영화가 짚어주는 포인트입니다.

 

조나는 건물을 탈출해 여기저기 달아나는 등의 자유의지가 여타 호러영화들에 비해 구속력이 덜한편이지만 여기에 사이렌이란 캐릭터가 입혀지면서 색다른 공포감이 그려집니다.

 

마음에 든 남자의 냄새를 맡아 그 냄새를 쫓아 남자를 따라다니는 사이렌 때문에 조나는 어디를 가도 그녀에게서 벗어날수 없게됩니다.

 

별다른 설명의 갈등없이 조나는 즉흥적으로 사이렌이 노래를 부를때 이어폰을 낀다던가, 그녀의 포위망을 벗어나고자 자기 몸에 진흙을 끼얹는등 능동적인 재주도 보여주는터라 전형적인 호러영화의 피해자로서 비춰지지만은 않아요.

 

조나를 쫓아다니지만 그를 원하는 사이렌과 순수하면서도 영리한 조나의 캐릭터로 인해 두 메인캐릭터는 기존 크리쳐호러영화들의 미쟝센속 대다수 인물들보다 좀더 입체적으로 보이는 효과도 있어요. 그래서 이 영화의 끝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궁금해지는 흡입력도 갖추게 됩니다.

 

닉스의 클럽에 다양한 설정들이 슬쩍 드러나는데 그중 스토리에 개입하는 주요캐릭터로 거머리여인이 등장합니다.

 

 

메두사를 연상시키는 그녀는 머리에 난 거머리를 통해 타인의 기억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능력을 보여줘요.

 

그리고 조나일행에게 특별한 경험에 대한 댓가로 돈대신 기억을 가져간다는 설정도 재미있어요. 엄마에 대한 기억을 가져간다며 너스레를 떤후 신호가 끝나자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 일행들의 모습만으로 미뤄 짐작할뿐 이런 오컬트적인 설정이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디에 사용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되어있어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장면연출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요.

 

특히 늪지대에 숨은 조나의 시점으로 아래에서 하늘을 보는 앵글안에서 사이렌이 스쳐지나가는 쫄깃한 씬은 색다른 스릴을 안겨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