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리어스...Carriers (2009)

 

 

 

캐리어스...Carriers (2009)

 

 

 

 
어느날 갑자기 지구를 뒤덮은 괴바이러스 질병에 의해 사람들은 모조리 죽어나갑니다.
 
감염자와의 혈액이나 타액, 심지어 접촉하거나 호흡만으로도 감염되는 피할수 없는 이 질병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중 대니와 브라이언형제, 그리고 두명의 여자, 이렇게 네명의 멤버는 두형제가 어릴적 즐겨 찾았던 해변을 향한 여정을 시작해요.
 

그곳은 인적이 드물고 지명도가 없는 곳이라 바이러스가 퍼져있지 않았을거란 막연한 희망에 위험한 도박을 걸어요.
 
목적지를 향해가는 여정중 이방인들을 만나 차츰차츰 난관을 거쳐 그들의 생사를 결정해야하는 고비를 넘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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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질병 혹은 좀비영화 '캐리어스 (Carriers)'입니다.

28일후나 좀비랜드등 여타 좀비물과 맥락을 흡사하게 따라가는 로드무비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보고 있자면 제법 우울해져요.
 
좀비영화로 분류하지만 이 영화엔 좀비는 나오지 않습니다.
 

감염되었다 한들 피를 토하고 죽을뿐 공격하거나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위협적인 요소로 등장하지 않는 감염자들로 인해 여타 좀비물과는 다른 관점을 취해요.
 
공격해야할 대상이 없는 위험한 여정이 이 여행을 더 막막하게 만듭니다.
 

감염되지 않기 위해 감염자를 죽여야하는 상황속에서 함께하던 일행이 그 대상자가 되었을때 나나 극중 캐릭터나 모두 머릿속으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메뉴얼이 정확히 나와있지만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무언가 명확한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비겁함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지켜야할 누군가가 있다면 각자의 정당방위는 효력을 발휘하지만 나자신을 위해서 움직이는 모든 행위는 제3자의 입장에선 어느정도 불합리해 보이는 관점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요.
 
마치 커다란 빌딩속에서 더 나은 존재로 빛을 내기 위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요즘의 세대들의 비열하고도 이기적인 생활속을 들여다보면 그들 역시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될수도 있고, 친절했던 적을 물리친후에 스며드는 절망감에 잠시 젖었다가도 곧 문을 박차고 나와야 하는 끝없는 삶의 방식을 따라야 하지만 어느순간 자기 자신의 지난날을 반추해 볼때가 반드시 온다는걸 간과하진 않습니다.
 
이 영화의 생존자들 역시 때묻지 않은 목적지에 다다르지만 장소는 장소일뿐 그곳에 도착하고야 영광없는 우승자인걸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이미 그들은 절망감과 비열함이 남겨준 외로움을 그 목적지가 달래줄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향했는지도 몰라요.
 
세상은 결국 혼자고 지금은 혼자가 아니래도 혼자일때가 오게 돼요.
 
기득권을 가졌을때 누군가를 버려야할 선택을 하게된다면 언젠가 그 결정의 순간이 나에게 거꾸로 정해질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아닐거라고 받아들이고픈 씁쓸한 현실을 서스럼없이 보여준 영화라서 보는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스타트랙 시리즈와 최근 원더우먼에도 캐스팅된 크리스파인이 브라이언역을 맡아 진지한 캐릭터를 선보입니다.

 

★★★★☆ 잔잔함 속 잔인함, 그 속에 심오하고도 강렬한 메세지가 녹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