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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한 꿈...Sweet Dreams, Fai bei sogni (2016)

 

 

 

 

달콤한 꿈...Sweet Dreams, Fai bei sogni (2016)

 

 

엄마와 끈끈한 유대를 지니던 어린 마시모.

 

 

어느날 밤 영문도 모른채 엄마의 부고를 듣게 되고 마시모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에 목말라하며 유년기를 보내게 됩니다.

 

성인이 된 마시모는 기자로서 입지를 다져가던중 엄마와의 추억이 서린 옛 아파트를 처분하기 위해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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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에 초청된 영화 '달콤한 꿈 (Sweet Dreams, Fai bei sogni)'입니다.

 

'나의 혈육'으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이름자를 날린 거장 마르코 벨로치오의 신작입니다.

 

영화가 제목대로 간다는게 이런건지.... 상영관안은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거나 숙면을 취하는 관객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원제인 'Fai bei sogni'는 극중 엄마가 마시모를 재울때 '좋은꿈꿔라'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도드라지는 클라이막스없이 마시모의 유년시절이후 성인이된 마시모의 일상을 서사형식으로 보여줍니다.

 

 

성인 버전의 마시모에선 연도별로 시간의 흐름을 표시해주지만 틈틈이 유년시절의 회상씬도 교차시켜 편집해놓습니다.

 

요란스러운 영화가 아님에도 시점을 따라가기엔 산만한 부분이 더러 있어요.

 

애잔한 정서가 깃든 유년기의 마시모와 달리 건조한 일상을 유지하는 성인 마시모의 갭이 집중도를 흐려놓는 경향도 있구요.

 

엄마의 부재로 인한 갈증의 직접적인 묘사가 들어가는 유년기때를 지나 감정을 최대한 자제한채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듯 하지만 여전히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금의 마시모의 귀결은 결국 '모성'입니다.

 

특히 유년기의 마시모를 표현하는 에피소드들은 상당한 긴밀함이 돋보입니다.

 

자신에게 애정이 없는 가정부에게마저 엄마의 자리를 부탁하는 어린 마시모의 간절함이라던지, 어딘가 삐뚤어진 엄마의 이미지를 가진 친구의 엄마지만 친구와 다정한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열등해지는 모습을 보면 절로 감정이입이 됩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의 마시모는 그가 얼마나 건조하게 사는지에 더 집중합니다.

 

 

마시모의 주변에 얽힌이들과의 관계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유년기때와 사뭇 다른 구성을 지니구요.

 

극한직군인 종군기자로 활동하면서 이목과 성공을 위해 작위적인 기사를 내보기도 하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그는 뜻하지 않던 기회로 가슴 한구석 숨겨뒀던 어머니에 대한 진심어린 그리움을 몇줄 안되는 칼럼에 실어내자 스타기자로 유명해지는 아이러니라던가,

 

엄마의 죽음에 얽힌 미스테리가 밝혀지는 후반부의 해소파트가 있지만 굳이 이 씬들을 드라마틱하게 구현해놓진 않습니다.

 

평범한 일도 인생의 기점이 되는 일도 모두 우리 삶속 일부라는 의도로 받아들여집니다.

 

영화의 처음과 끝을 마시모가 엄마와 함께했던 행복한 순간들로 묶어둠으로써 마시모의 인생의 가장 중요했던 것은 엄마와의 추억과 부재였음을 상기시켜줍니다.

 

 

관객들의 평은 썩 좋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 보는내내 엄마를 떠올리게 해준 영화라 인상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