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남자...Derailed (2016)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_파노라마에 출품된 영화 '두남자(Derailed)'입니다.
가출한 진일과 가영, 봉길, 민경은 하루하루 위험한 고비를 넘기며 버텨갑니다.
물건을 훔쳐다 파는 장물도 꾸준하지 않자 가영은 진일 몰래 조건사기만남을 가지기에 이릅니다.
가영을 만난 형석은 미성년자인 가영을 자신이 운영하는 유흥업소로 끌어들일려고 하지만 이를 눈치챈 진일 일행들이 들이닥쳐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이 대책없는 어린 녀석들은 형석의 차를 훔쳐 달아나고 장물로 차를 팔아 추운 겨울을 보낼 꿈에 부풀게 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뜻대로 풀리지 않고 설상가상 이들을 쫓던 형석에게 발각되어 가영은 강제로 유흥업소에 발이 묶입니다.
진일은 가영을 구해내기 위해 형석에게 돈을 갚아야 할 처지가 되고 이들의 관계는 점점 위태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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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과 샤이니 민호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두남자입니다.
예상하기 힘든 두 배우의 만남이 어떻게 성사됐을지 궁금함이 더 컸는데 결과는 아리송합니다.
두남자라는 타이틀이 주는 느낌과 달리 극을 이끄는 주 캐릭터는 진일로서, 그를 에워싼 형석, 봉길, 성훈 이 세남자의 비중은 진일에게 영향을 끼치는 캐릭터로 엇비슷한 정도입니다.
탈선이라는 뜻의 원제(derailed)가 영화의 느낌과 더 어울려요.
상황을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진일의 영향력이 큰 반면 나머지 인물들은 상황에 맞춰 자리하고 있어요.
초반에 등장한 형석은 등장만으로 압도감을 드러내지만 이는 형석의 캐릭터로서가 아닌 배우 마동석의 이미지로 비춰집니다.
영화속에서 마동석은 특유의 능글거리는 내러티브로 일관하는데 애드립인지 실제대사인지 구분되지 않을만큼 넉살스런 화법을 구사합니다.
마동석의 이미지는 확고한터라 '아트박스사장'같은 씬스틸러로 등장했을때는 영화도 배우도 윈윈할수 있는 전략이었지만 아트박스사장님이 영화내내 포스를 드러내 버리면 자칫 영화 자체의 밸런스가 휘청거릴수 있다는 딜레마를 안겨줍니다.
진일역의 민호가 이를 커버할만한 아우라가 있었다면 영화는 달라졌겠지만 그다지 조화롭지 않습니다.
민호의 얼굴을 비춘 영상들은 소품처럼 멋있지만 화내고 울분을 토하는 직관적인 연기외에 일상적인 내러티브에선 여타 조연들에 비해 진일의 캐릭터가 제대로 녹아있단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형석과 진일의 대립보다 오히려 진일과 성훈의 관계가 훨씬 설득력있어보입니다.
하지만 굳이 형석과 진일을 고집하는 이유는 진일의 미래는 어쩌면 지금의 형석이고 형석의 과거는 진일과 닮아있기 때문이라는 감독님의 해석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고보면 둘의 관계는 꽤 설득력있어 보입니다.
진일은 어른들에게 상처받아 가출하고 미치광이인 성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성훈을 신고한뒤 성훈의 여자친구인 가영과 달아난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형석은 유흥업으로 생계를 꾸리면서 불법적인 일도 마다않아요. 그러다 지인의 꾐에 넘어가 쥐고있던 돈도 날려버리는 어리숙함 혹은 순수함이 남아있는 인물이기도 하구요.
이런 두 인물의 설정은 충분히 개연성이 있습니다. 만약 선입견이 배제된 배우들이 맡았다면 영화가 좀 더 설득력있게 다가왔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배우의 네임밸류덕에 저예산 영화가 제작될수 있었다는 딜레마는 고민해봐야할 문제이구요.
이 영화속에서 찾을수 있었던 진주는 김재영이라는 신예의 발굴입니다.
카스 맥주 cf로 눈도장을 찍은 모델출신 배우인데 두남자 속 독보적인 악역으로 빛을 발합니다.
형석 혹은 마동석으로 비춰지는 아우라앞에서 대등한 포스를 발휘하는 연기력은 칭찬해줄만합니다.
진일의 일행들로 등장한 가출청소년들 역시 캐릭터간 긴밀함을 유지해줍니다. 이들 덕에 영화초반 가출청소년들의 일탈묘사는 상당히 현실적으로 비춰지기도 해요.
영화가 끝난후 감독님과 출연배우분들의 GV가 있었습니다.
좌측부터 이성태감독님, 민경역의 백수민님, 성훈역의 김재영님, 봉길역의 이유진님입니다.
상큼한 이미지의 백수민님,
김재영님의 질의응답이 많았습니다. 연기에 대한 질문이 많았어요.
훈남인 이유진님. 내 대포카메라를 보시더니 아이컨택도 해주시고!
화기애애한 GV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상영타임이라 늦은시간인데도 오랜시간 관객분들이 함께 해주셨어요.
이날이 두남자의 첫 상영날이기도 해서 감독님과 배우분들의 애정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성태감독님이 영화를 찍으면서 얼마나 세심히 또 열정적으로 임하셨는지 알겠더라구요.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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