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털이를 일삼는 머니와 알렉스, 록키는 어느날 근처에 사는 맹인 노인의 집을 털기로 계획합니다.
사고로 딸을 잃고 거액의 합의금을 챙겨 집안에 돈을 숨겨놓았다는거죠.
알렉스 일행들은 집안 어딘가에 있을 돈다발을 기대하며 숨어듭니다.
식은죽먹기라 생각하며 집안을 수색하던중 노인이 이들의 인기척을 알아채고 이들이 상황을 수습할 틈도 없이 끔찍한 일이 벌어집니다.
노인의 집에 갇혀버린채 알렉스 일행들은 살아남기위해 발버둥치지만 위기는 끊이지 않게 됩니다.
-
큰 기대없이 본 스릴러물이지만 예상외의 수작을 접한 느낌입니다.
소재나 줄거리를 보면 크게 신선하지 않아요. 기존의 참신하다는 평이 언급됐던 영화들의 아이템들이 적절히 섞여있어요.
집안에 갇힌채 사투를 벌인다는 설정이나 연출은 '콜렉터'와 닮아있고 맹인노인의 맹활약이라는 점은 '레이트 페이시스'에서 먼저 사용되었어요.
노인이 맹인이면서 퇴역군인이라는 점 또한 레이트 페이시스에서도 차용한 설정이다 보니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메인 인물들은 각기 나름의 캐릭터가 구체적으로 잡혀있습니다.
알렉스는 이 무리의 중심인듯 하지만 유약한 성격입니다. 그의 아버지가 보안회사를 운영한다는 걸 이용해 빈집의 비상키를 몰래 빼돌려 타겟이 된 집을 털고 계획중 이들의 룰도 알렉스가 정해 놓습니다.
만달러 이상의 절도는 10년이상의 구형이니 얼추 만달러 금액만큼의 장물만 훔치고 절대 현금은 건들지 않습니다. 총을 반입하는 경우, 혹시나 발견되면 가택침입으로 집안에서 반격당해도 무방하다는 법 등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도를 모색하는것도 알렉스에요.
이렇게 조심스럽지만 그가 굳이 행하는 이유는 머니의 여친인 록키를 짝사랑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록키는 알콜중독인 엄마에게 학대받고 자라 어린 동생 디디와 함께 달아날 궁리만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눈먼노인의 집에서 마지막으로 한탕한후 새삶을 시작할 꿈에 부풀게 됩니다. 이 파트가 이들이 노인의 집에 침입하게된 가장 큰 계기이기도 해요.
알렉스는 내키지 않아하지만 무대포에 불같은 성격인 머니와 다른 알렉스에게 연민을 느끼던 록키가 알렉스에게 함께 떠나길 권하면서 계획은 구체화 됩니다.
하지만 이들이 저지르는 일탈은 엄연히 '범죄'이기 때문에 영화 내내 이들이 당하는 와중에도 이를 상기시켜야 하는 윤리의식이 갈등을 일으키게 만듭니다.
다른이도 아닌 맹인에 딸을 잃은 노인의 집을 털다니, 그것도 딸의 사망합의금을요. 이건 동정의 가치도 없는 일이잖아요.
그럼에도 알렉스 일행에 감정이입이 되는것은 스토리상의 연계보다 이들이 메인에 걸쳐져있는 연출의 힘이 큽니다.
매순간 숨고 도망가는 이들을 화면가득 잡아주며 호흡을 관객과 함께하게 만들어버리니 이들과 같이 강제로 롤러코스터에 오르게 됩니다.
노인의 캐릭터또한 후반부에 이르기전까지 개인사에 얽힌 내러티브를 최소화시켜 놓습니다. 우리가 알게 되는건 그가 퇴역군인에 맹인이고 딸을 사고로 잃었다 정도이며 이것또한 다른 인물들의 입을 빌어 설명됩니다.
이로 인해 알렉스일행을 위협하는 살인병기로서의 면모가 더 부각된채 사건을 이끌어가는 주요 캐릭터를 확고히 하게됩니다. 레이트 페이시스의 맹인노인이 선이며 피해자였던 설정과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선악구도가 분명한 캐릭터들이라면 이 영화가 어떻게 끝날지 뻔히 보이기때문에 이들의 스릴이 시시해질 위험도 있지만 노인과 알렉스 일행들은 각기 '선'의 주인공이라고 꼽아주기엔 취약점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주인공이 살겠지!라는 선입견을 위태롭게 만듭니다. 중반부에 예상못한 인물들이 죽으면서 살짝 반전도 등장하고 이때부터 선악의 비중이 좀더 자리잡히게 되지만요.
기승전결로 구성된 다른 극영화들에 비해 휘몰아치는 클라이막스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기-전전전-결이라고 해도 무방해요.
스토리의 힘이라기보다 오밀조밀하고 세심한 연출의 힘이 영화의 완성도를 올려놓습니다.
원제인 'don't breathe'처럼 앞을 보지못하는 노인의 열린감각들이 일행들을 찾는데 활용되는만큼 미약한 숨소리마저 영화속에서 위기의 텀을 벌여놓기도 합니다. 그만큼 효과음의 비중이 상당해요.
암전된 지하속에서 헤매던 이들을 비출때 흑백으로 전환시키는것이나 눈앞에서 노인과 맞닥뜨리면서 아슬아슬하게 숨는 연출등은 제한된 장소와 인물로 사뭇 지루해질뻔한 미쟝센을 맛깔나게 치장해놓는 마력을 발휘합니다.
아바타에 출연했던 스티븐랭이 노인역을 맡아 무시무시한 캐릭터로 승화시켜놓습니다. 시리즈가 구체화된 아바타2,3에도 출연한다는군요.
맨인더다크의 감독인 페데알바레즈가 이블데드 리메이크작을 만들었을때 함께 작업했던 제인레비가 록키역으로 이블데드에 이어 주연을 맡게되었습니다.
알렉스역은 구스범스에서 주연을 맡았던 딜런미네트가 열연합니다.
'.Movie_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랑과 욕망의 짐노페디...ジムノペディに乱れる, Aroused by Gymnopedies (2016) (0) | 2016.10.08 |
---|---|
★★☆☆☆ 두남자...Derailed (2016) (0) | 2016.10.08 |
★★★★☆ 클로버필드 10번지...10 Cloverfield Lane (2016) (2) | 2016.04.07 |
★★☆☆☆ 더 포레스트: 죽음의 숲...The Forest (2016) (0) | 2016.03.29 |
★★★☆☆ 예루살렘: 심판의 날...Jeruzalem(2015) (0) | 2016.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