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필드 10번지...10 Cloverfield Lane (2016)
*최대한 스포를 자제하려 하지만 영화의 재미를 최대치로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아무런 정보없이 관람하시길 권유하는 바입니다.
미셸은 남친 벤과의 불화로 무작정 짐을 꾸려 도시 외곽으로 벗어납니다.
불길한 징조의 뉴스가 라디오를 흘러나오던중 그녀의 차는 무언가에 부딪혀 큰 사고를 당해버려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미셸은 밀실에 갇힌 상태란걸 알게됩니다.
하워드라는 남자가 그녀를 이곳으로 데려와 치료하고 돌봐줬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를 밀실밖에 내보내려 하지 않습니다.
바깥은 핵전쟁으로 인해 오염이 되었고 비상시에 그가 만들어둔 이 벙커에서 안전해질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믿기지 않는 설명을 해요.
당연히 미셸은 하워드의 말에 의심을 품지만 그의 감시하에 잠겨져 있는 입구를 열기란 쉽지 않은일.
그 와중에 밀실속 또다른 인물인 에밋이 등장합니다.
그는 하워드가 벙커를 만들때 공사를 도왔던 인물.
에밋의 말로는 인근에서 미스테리한 폭발이 일어나자 위기를 느껴 하워드의 벙커로 무작정 찾아왔다고 합니다.
저지하려는 하워드와 실랑이를 벌이다 겨우 들어오게 되면서 팔은 불미스럽게 부러져버렸지만요.
하지만 도통 체감할수 없는 미셸은 어떻게든 밖으로 탈출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지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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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알수있다시피 8년전 제작된 '클로버필드'와 연계성을 지닌 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입니다.
후속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스핀오프라기도 아리송해요.
클로버필드와 같은 세계관을 유지하고 있는 영화라고 봐야할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전편을 꼭 봐야 하는가...라면 이 영화 자체의 독립적인 색깔이 강하기 때문에 정보없이 즐기기도 무리가 없습니다.
전편인 클로버필드도 그랬지만 이 역시 호불호가 크게 나뉠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파운드 푸티지 장르로 핸드헬드 영상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클로버필드에 비해 클로버필드10번지는 페이크다큐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일반적인 극영화로 연출되어 있습니다.
대신 영상으로 보여주는 효과보다 밀실속 심리 스릴러에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미셸을 감시하는 하워드가 알려주는 정보들이 과연 진실인가 아닌가가 관건인 와중에 점진적으로 진위여부를 더 혼동시켜줄 소스들이 확장되면서 긴장감을 높여갑니다.
그 중간에서 에밋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해 이들의 갈등구조를 복합적으로 만들어줍니다. 그는 하워드에 순종하지만 미셸의 갈등에 섞여들면서 그녀의 조력자가 되는 과정을 통해 하워드와 미셸을 평면적인 캐릭터로 머물지 않게 해줘요.
하워드, 미셸, 에밋 이 세사람의 심리스릴러로 이어질법하지만 그 중심엔 또다른 갈등요소인 진짜 '바깥세상의 상황'이 자리잡고 있으므로 이들의 대립은 이 핵심의 진실이 드러나기 전까지 각자 나름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과연 벙커밖 세상은 오염되어 사람이 살수 없는 상황인건가, 아니면 미셸은 단순히 하워드의 망상에 의한 피해자인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 어느쪽이라도 주어진 설정속에서 미셸은 위기에 처한 셈이므로 어떻게 풀어나가게 될지 그것 또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놈들은 항상 예상밖의 모습으로 찾아온다'는 포스터 문구는 위협하는 존재들을 설명하는 말이지만 이것은 하워드의 설명속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인을 지칭하는 것일수 있으며 미셸의 입장에선 하워드 그 자체일수도 있음을 그려냅니다.
*이부분은 스포
하워드가 미셸을 설득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하는 그의 딸 '메간'의 실체가 드러나면 하워드 또한 온전히 진실한 인간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집니다.
애초에 그가 미셸의 차를 들이받게 된것이 우연이든 의도적이든(이는 영화속에서 명확히 설명안됨) 사고후 그녀를 벙커로 데려온것은 순수한 의도가 아니었음이 에밋을 통해 드러납니다.
에밋은 하워드의 의도와 달리 반강제로 침입하다시피 벙커로 들어온거고 하워드는 이후 미셸에게 '예정대로 우리둘만 남았다'며 속내를 드러냅니다.
그로 인해 바깥세상의 사고가 일어나기 이전에 이 벙커는 하워드의 욕망이 표출되는 장소였음을 알수 있고 메간으로 알고 있었던 사진속 소녀는 레슬리로 밝혀집니다.
레슬리는 하워드의 딸이 아닌 에밋 동생의 동창임이 밝혀지고 실종된 이후 그녀의 마지막 흔적을 이 벙커에서 발견된것으로 인해 미셸 또한 어떤식으로든 레슬리와 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될거라 추측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미셸의 선택은 바깥세상에 희망을 걸어볼것인가, 아님 범죄자와 함께 안전한 벙커속에서 머물러야 할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말미에 이르러 진실이 드러나면 궁금증은 해갈되지만 명확한 결말은 내지 않고 마무리 됩니다.
이는 클로버필드와 같은 세계관속 영화임을 직시하면 주인공들이 어떤 사명감을 갖고 해결해야 할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기 보다 이들로 인해 이 상황을 설명해주는 장치로서 역할로서가 몫을 다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했던 80-90년대 sf단편소설 같은 느낌이 들어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보았지만 일부관객들은 밍숭맹숭한 결말로 인해 시시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더러 있었으니 확실히 호불호는 나뉘는 영화인듯 합니다.
진위여부를 따지다 예상치못한 진실에 마주하고 열린결말로 마무리 짓는 점에선 2014년 제작된 '더 시그널'과 유사한 진행구조를 선보입니다. 이 역시 호불호가 나뉘었던 '더 시그널'을 재밌게 본분들은 이 영화의 매력을 느낄수 있을듯 하고 아닌 분들은 불호쪽일듯 합니다.
ps. 떡밥의 아버지인 쌍제이님의 영화지만 의외로 쿠키영상이 없습니다.
ps2. 엔딩크레딧에서 갸우뚱 했는데 미셸의 남친역인 벤은 브래들리 쿠퍼가 맡았습니다. 전화상 목소리로만 출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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