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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바람 바람...What a Man Wants (2017)

 

 

 

 

바람 바람 바람...What a Man Wants (2017)

 

봉수는 아내 미영과 미영의 오빠 석근, 그리고 석근의 아내 담덕과 함께 제주도에서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미영의 독단으로 중식요리의 꿈을 접은 봉수는 관심도 없는 파스타집을 운영하고 있구요.

 

석근은 롤러코스터 디자인을 하며 세계를 떠돌다 제주도에서 택시기사로 전향했습니다.

 

줄기차게 새로운 여자들과 바람을 피며 희희낙낙하는 석근을 이해하지 못하는 봉수는 그를 한심해하죠.

 

어느날 석근이 데려온 제니를 만나게 된 봉수는 그녀에게 끌리기 시작합니다.

 

 

남편을 정자은행으로만 이용하려는 미영과의 건조한 부부생활에도 염증을 느껴가던차, 제니는 봉수에게 뿌리칠수 없는 도발을 시전합니다.

 

 

제니의 등장으로 이들은 야릇하고도 위태로운 관계가 시작되고 각자 숨겨놓은 이야기들이 불거지면서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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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리뷰는 약간의 스포를 포함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스물'의 흥행이후 이병헌감독이 3년만에 내놓은 상업영화 '바람 바람 바람'입니다.

 

바람바람바람은 체코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 (Men in Hope, Muzi v nadeji, 2011)'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노골적인 제목에서 표방하다시피 두 부부를 둘러싼 외도를 소재로 한 코미디장르의 영화에요.

 

'스물'에서 보여준 내러티브의 코믹함을 장기로 하면서 인물들의 감정선에 치중합니다.

 

 

사건의 흐름이 스토리가 주는 클리셰를 따르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대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해요.

 

각 인물들은 평범해보이지만 각자 결핍된 부분들이 확연히 도드라집니다.

 

석근은 해외를 돌며 롤러코스터를 디자인하는 자유분방한 삶을 살다가 제주도에서 정착해 택시운전을 하며 조용히 살고 있지만 실없어 보이는 그의 이면엔 화려했던 전성기에 대한 아쉬움이 자리잡고 있어요.

 

봉수는 중식요리에 대한 꿈이 있지만 식당의 지분을 쥐고 있는 미영에 뜻에 따라야만하는 입장이구요.

 

 

담덕은 평생을 겉돌던 남편 석근에게 받지 못한 애정을 일찌감치 포기한채 살아요.

 

 

미영은 결혼 8년차에도 들어서지 않는 아기에 대한 열망때문에 출산에 맹목적이 되어 봉수를 시달리게 합니다.

 

 

제니는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 새로운 사랑에 목마른 상태구요.

 

 

이들의 결핍은 영화의 초반 위트있게 꾸며져 코믹하게 연출됩니다.

 

각자의 상황은 꽤 무겁고 건조하지만 이들을 웃으면서 지켜볼수 있게 하는건 대사가 큰 몫을 차지합니다.

 

영화초반에 극을 이끌며 액티브한 캐릭터로 비춰지는 석근의 동선과 활약에 의지하게되지만 담덕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게 되는 꽤나 심각한 비극이 튀어나오면서 극의 중심은 봉수로 전환됩니다.

 

킬킬대며 숱한 여자들과 외도하는데도 그를 지켜보는 입장에선 그의 능청스런 태도가 불쾌함과 유쾌함의 선을 넘나드는 위태로움이 묘한 즐거움으로 변질되는 와중에 이 비극으로 인해 좌절로 이어지는 석근의 활동력은 급제동이 걸리고맙니다.

 

영화의 전후반부의 무게감을 깰만큼 담덕의 죽음은 비중이 큰 갈등이라 또다른 사건이 도드라질때까지 여파는 꽤 오래가는편입니다.

 

 

봉수의 캐릭터도 꽤 매력있습니다.

 

그의 코믹함은 석근의 흥청망청한 태도와 상반되는 절제된 의식과 생활태도가 도드라져 웃음을 자아내지만 석근의 화력이 줄어들면서 봉수가 이끄는 이벤트들은 유쾌하지만 불안해보입니다.

 

석근에 비해 통제력이 약해보이는 봉수는 이벤트에 휘말리면서 그가 극을 이끈다는 느낌보다 휘둘린다는 생각이 더 듭니다.

 

봉수를 지켜보게되는 매 상황은 코믹하면서도 불안해보여요.

 

 

외도를 하는 주체 캐릭터들은 남자들이지만 사건이 심화되면서 반전이 드러납니다.

 

여자들 또한 욕망이 있는 인물들이며 위장으로 똘똘뭉쳐진 이들의 민낯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면서 심각한 상황속 웃음을 자아내는 상황들이 연거푸 발생합니다.

 

이들을 아우르는 상징적 매개체는 '롤러코스터'입니다.

 

 

휘몰아치는 감정을 표현하는 시각적인 연출로도 활용되고 이들의 관계나 흐름의 강약도 롤러코스터로 비유되기에 적절해요.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에 직접적으로 등장해 수미상관형으로 배치되어있습니다.

 

 

아예 노골적으로 석근의 전직이 롤러코스터 디자이너라고 언급되는데 실제론 없는 가상의 직업군이라고 하는군요.

 

외도를 소재로 삼았지만 앞서 말한 비극적 사건을 제외하곤 개그정서가 영화 전반에 깔려있기 때문에 가볍게 볼수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불륜코드에 반감이 있는 분이라면 온전히 유쾌하게 관람할수만은 없는 부분도 더러있어요.

 

 

'스물'에 비하면 웃음의 강도는 절제되어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중년의 부부들이 20초반 청년들처럼 역동적인 몸개그로 활약상을 고스란히 채우기엔 이질적으로 느껴질법도 하구요.

 

상당부분 위트있고 노골적인 대사들로 웃음을 유발하는데 이병헌감독 특유의 대사 호흡타이밍이 상당히 매력있게 느껴집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는 특색있는 풍광과 관계의 아이러니가 보여주는 웃음, 그리고 재즈음악등의 장치들은 우디앨런영화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특히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의 리메이크 버전의 곡이 귀에 맴도는데 김추자의 원곡을 최근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프로듀서로 활약중이신 김태성씨가 바버렛츠의 안신애와 킹스턴루디스카의 매력있는 곡으로 재탄생해 영화의 매력을 더 배가시켜놓습니다. 

 

석근역에 이성민이 열연합니다. 능청스러운연기를 찰떡같이 소화해내요.

 

 

봉수역엔 신하균이 맡았구요.

 

 

미영역엔 송지효가,

 

 

레스토랑직원 효역엔 청년경찰, 드라마 미스티에서 강한 역할을 보여준 고준이 기존의 이미지를 깨는 코믹연기를 보여줍니다.

 

제니역에 이엘이 출연합니다.

 

 

 

 

*20180331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바람 바람 바람' 시사회후 무대인사가 있었습니다.

 

배우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분이 찾아주셨어요.

 

 

이성민분은 작년 보안관때 본이후 두번째 뵈었는데 여전히 귀여운 진행병이 있으세요. 볼때마다 매력이 배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