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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_Review

★★★☆☆ 줄리에타...Julieta (2016)

 

 

 

 

줄리에타...Julieta (2016)

 

 

연인인 로렌조와 함께 포르투칼에서 새롭게 출발할 결심을 한 줄리에타.

 

이사할 준비를 하던 차 우연히 거리에서 베아트리스를 만납니다.

 

 

오래전 인연이 있었던 베아트리스는 다름아닌 줄리에타의 딸인 안티아의 한때 절친이었죠.

 

사실 줄리에타는 어떠한 이유로 12년간 딸 안티아와 연락두절된채 살고있었습니다.

 

 

베아트리스는 우연히 마드리드에서 안티아를 만났다며 줄리에타에게 안부를 전해요. 그 사이 세아이의 엄마가 되었다는 얘기도요.

 

잊고지낸 딸의 존재를 새삼 확인한 줄리에타는 로렌조와의 계획을 무산시키고 딸의 흔적을 찾아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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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쳤던 영화 줄리에타를 뒤늦게 보게되었네요.

 

'그녀에게', '내가사는피부'등으로 유명한 페드로 알모도바르감독의 신작입니다.

 

소식이 끊어진 안티아를 찾으려는 줄리에타의 섬세한 감정묘사와 그녀의 인생을 서사적인 방법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단순해질수 있는 플롯이지만 줄리에타가 딸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그녀에게 쓰는 편지를 계기로 회상과 독백으로 전환되며 몰입도를 높입니다.

 

딸과의 유대관계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이 모녀사이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접근하는 방식은 미스테리처럼 풀어내구요.

 

안티아에게 들려주는 줄리에타의 편지는 그녀가 안티아의 아빠를 만난 시점부터 시작합니다.

 

우연히 기차에서 만난 소안과 첫만남에 서로 빠져버리고 맙니다.

 

 

강렬한 이끌림에 다시 연락이 닿게되고 줄리에타는 소안을 만나러 갑니다.

 

공교롭게도 소안은 몸이 불편했던 아내가 사망한 직후였고 줄리에타와 소안은 거리낌없이 사랑을 이어가요.

 

안티아가 태어나고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던중 줄리에타는 소안의 외도를 알게됩니다.

 

줄리에타에게 외면당한 소안은 홧김에 풍랑이 임에도 조업을 나가고 그길로 시체가 되어 돌아옵니다.

 

죄책감에 피폐해져 버린 줄리에타의 곁엔 어린 안티아가 그녀를 돌보기 시작하고 줄리에타는 시일이 지난후 겨우 일상으로 복귀가능해진 상태가 돼요.

 

 

안티아는 그제야 자신의 방향을 찾겠다며 줄리에타를 떠나 종교의 길로 들어갈 결심을 굳힙니다.

 

남편을 잃고 딸까지 떠나보낸 줄리에타는 안티아에 대한 그리움을 지우지 못해 몇달 되지 않아 안티아가 있는 수련원을 찾아가지만 의도적으로 안티아는 줄리에타를 피해 달아나고 말아요.

 

그 날 이후 안티아를 볼수없게 되고 1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게 됩니다.

 

사연많은 줄리에타의 인생의 굴곡은 '죽음'과 '죄책감'으로 과도기를 맞이합니다.

 

소안과 만나게 되는 계기는 우연히 기차간에서 만난 낯선 남자와의 조우에서 시작됩니다.

 

줄리에타에게 말을 건 수상한 남자를 피해 옮긴 자리에서 소안을 만나게 되지만 이 수상한 남자는 얼마지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됩니다.

 

어쩌면 줄리에타에게 자살직전 구원의 손길을 바랬을지도 몰랐을 그의 접근을 잠정적 치한으로 여겨 자리를 피했던 것이 그녀에겐 죄책감으로 남게 되고 그녀의 곁을 지키며 위로하던 소안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소안의 죽음은 줄리에타의 방황과 안티아와의 갈등의 근원으로 자리잡아요.

 

소안의 친구이자 내연녀였던 아바의 장례식에선 지금의 연인인 로렌조를 만나게 되구요.

 

안티아를 보내면서 그녀 스스로 자신이 자초한 잘못에서 기원했음을 직감하는 듯 죽은 기차안에서 자신을 책망하듯 바라보던 남자, 마지막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소안의 얼굴을 비추며 그녀의 트라우마로도 작용합니다.

 

 

 

그토록 그리워하며 간절히 바랬던 안티아를 기다리다 원망하고 다시 기다리다 포기하는 줄리에타는 안티아의 존재를 억지로 지우기로 선택하며 남은 감정을 덮어버리고 맙니다.

 

그녀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과정을 비추면서 줄리에타와 그녀의 엄마와의 관계 또한 주목할만합니다.

 

줄리에타의 엄마는 치매로 거동에 제한이 생기고 그녀의 아빠는 어린 여자를 집에 데려와 아내의 자리를 대신하려 해요.

 

아빠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지만 줄리에타는 적극적으로 엄마를 지켜주지 못합니다. 그녀 또한 엄마로 인해 책임감을 지는것이 부담스럽고 자신의 삶과 욕망을 양보하지 못한 탓도 있어요.

 

 

이러한 상황은 고스란히 부메랑처럼 돌아와 자신을 겨냥하게 됩니다.

 

소안을 만났을 당시 또한 이미 소안은 아내가 있었을 때였고 재회한후에 아내가 얼마전 죽었음을 알게돼요.

 

언제까지고 줄리에타와 함께할거 같던 딸 안티아 또한 방황하던 줄리에타를 돌보다가 이를 끝내면서 자신의 삶을 찾기위해 줄리에타가 안겨주던 부담감을 끊어내고 말아요.

 

거울처럼 닮아있는 이들사이의 모녀간 유대관계는 자의적으로 절연될수 없다는 메세지를 품고 있습니다.

 

안티아는 10여년이 지나 세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아빠의 이름을 딴 첫 아이가 죽고맙니다. 공교롭게도 아빠처럼 물에 빠진것 또한 같아요.

 

이또한 아들의 '죽음'이 엄마에 대한 이해로 이어져 다시 줄리에타와 안티아를 연결해주는 열린결말로 풀어나갑니다.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는 소중함의 의미는 오랫동안 서로의 결핍을 감추고 덮은채 상처주며 뱅뱅돌아 다시 돌아오는 회귀로 이어져 단지 이들만의 삶이 아니라 어리석은 우리의 인생사를 되짚어 보게 만듭니다.

 

여성적인 감성이 중심인 영화라 대치된 남자들의 이미지 또한 흥미롭습니다.

 

소안이나 줄리에타의 아빠는 욕망에 솔직한 인물로 표현되며 영화속 남성의 이미지를 대변하기도 합니다.

 

남근을 부각시킨 아바의 토르소 작품을 영화의 초반에 배치한것 또한 이런 이미지를 구체화 시킵니다.

 

 

 

평이한 줄거리를 섬세한 감정묘사로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묘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특장점인 영화음악 또한 이영화에 매료될만한 요소중 하나에요.

 

하지만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지난 필모그래피들에 비하면 임팩트가 적은 편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