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_Review

★★★☆☆ 마터스...Martyrs (2015)

 

 

 

 

 

 

마터스...Martyrs (2015)

 

 

모처에 감금되어 있다 가까스로 도망쳐 나온 소녀 루시.

 

끔찍한 일을 당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리지만 경찰은 루시의 증언으로도 가해자들의 흔적도 찾아내지 못합니다.

 

루시는 고아원에 맡겨지고 안나는 루시를 다독이며 친해지기 시작합니다.

 

 

둘의 우정은 깊어지고 성인이 된 어느날, 루시는 외딴 인적없는 농가 주택에 들어가 일가족을 몰살시켜버려요.

 

 

안나는 루시를 쫓아와 사태의 심각성을 보고 어쩔줄 몰라하구요.

 

 

농장 일가족이 루시의 과거 가해자들이라는 일방적인 설명에 안나는 쉽사리 믿지 못합니다.

 

 

모두 루시의 망상으로 어긋나버린 일이라 생각하지만 루시를 내버려두지도 못하는 상황. 안나는 루시를 도와 현장의 흔적을 덮으려 하는데 농가에서 우연히 숨겨진 장소를 발견하게 되고 이곳에서 끔찍한 진실을 알아버리게 됩니다.

 

 

 

-

 

2008년에 제작된 프랑스 영화 마터스의 헐리웃버전 리메이크판 마터스 입니다.

 

당시 정식개봉을 하지 않은 영화임에도 입소문을 타고 매니아들에게 호평과 악평이 줄을 이었던 영화이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론 이 영화를 보고 허무함과 불쾌함, 짜증이 솟구쳐서 말도 꺼내기 싫을 정도였지만 꽤 오랫동안 이 영화의 잔상이 남아버려 계속 생각나게 했었던 아우라가 있었던걸 보면 예사롭진 않았던 영화로 여기고 있어요.

 

원작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은 영화입니다.

 

원작의 경우, 당시 유럽영화의 분위기가 그랬듯 일반적인 헐리웃 영화와 달리 친절한 진행구조와 내러티브를 따라가지 않았던 부류중 하나였습니다.

 

거칠고 투박한 장면들이 많았기 때문에 좋게 말하면 생소함 혹은 신선함으로 느껴져 색다른 몰입감을 안겨줬었고 다르게 말하면 정신없어 보이기도 했어요.

 

이런 장면들은 리메이크 버전에서 상당부분 다듬어져 매끄럽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안나와 루시의 내러티브도 간결하게 정돈되어 있고 기승전결의 배분이 원작에 비해 합리적으로 짜여져 있구요.

 

무엇보다 원작의 호불호를 갈리게 했던 주요 난점인 가학적 고문씬은 리메이크 버전에서 꽤 많이 덜어져 있습니다. 고어적 요소도 원작에 비하면 아동용 수준이구요.

 

 

그래서 결말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스트레스는 덜한 편이지만 이로 인해 영화의 핵심적 주제가 자칫 가볍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마터스의 뜻이 순교자라는것을 곱씹어보면 원작에선 무고한 피해자들이 순교자로 변이되는 과정을 고문과 억압을 통해 고통의 변질이 인간의 정신적 해탈로 이어지게됨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게 핵심포인트로 여겨집니다.

 

 

리메이크 버전에선 이런 가학적 장면들을 덜어내고 대신 그자리를 집단의 리더인 엘리노어와 안나의 내러티브로 채워넣어버립니다.

 

 

이때문에 원작에서 느낄수 있었던 순교자의 과정과 목적이 영화를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게끔 여지를 남겨뒀던 미덕을 불필요한 설명으로 구체화 시켜버립니다.

 

게다가 그 설명들이 원작에서 보여준 광활한 의미의 순교자 과정과 썩 맞지도 않아요. 현 감독이 보고 느낀 해석을 지금의 관객들에게 억지로 주입시키려 하는 느낌이 들어 언짢은 느낌까지 들어요.

 

원작에선 피해자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측은함을 넘어 성스런 목적의식의 도구가 되어감에 따라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과연 선, 악 두갈래만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고찰이 들어서면서 영화의 깊이감이 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리메이크버전에선 안나와 루시는 영화끝까지 온전한 '피해자'로서만 존재해요.

 

 

과정이 허투루게 표현되다 보니 제목인 순교자는 미스테리한 집단의 망상적 존재로 붕뜨게 되어버리니 영화의 무게감도 덜해져버립니다.

 

그럼에도 쉽게 이 영화를 지나칠수 없는것은 리메이크버전에서 기대감이 컸다기 보다 원작의 아우라를 다시금 재해석 하려는 의지를 샘솟게 만들만큼 수년이 지나도 회자되길 반복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호불호를 떠나 영화속 주제의식이 여타 영화와는 색달랐음에 더 기대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리메이크버전을 보고나니 새삼스레 원작을 한번 더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런 영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