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살인...The Third Murder, 三度目の殺人 (2017)
눈덮인 인적없는 공터에서 미스미는 자신을 해고시킨 공장사장과 단둘이 만나 그를 살해하고 맙니다.
초범이 아니었던 미스미는 이번 사건으로 엄중한 처벌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태였고 유능한 변호사인 시게모리가 미스미의 변호를 맡게 됩니다.
변호인과 접견때마다 증언을 번복하고 있는 미스미를 상대하는게 여간 골치가 아니지만 시게모리는 어떻게든 감형시키기 위해 사건에 몰두합니다.
죽은 사장의 딸인 사키에가 숨기고 있는 비밀, 그리고 미스미의 첫 범죄를 맡았던 판사가 시게모리의 부친이었던 것을 알게되고 사건을 파헤치면서 시게모리는 진실의 여부와 함께 사건을 묵도하게 되는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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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부산국제영화제 (2017 BIFF) 갈라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영화 '세번째 살인 (The Third Murder, 三度目の殺人)'입니다.
이번 영화제 출품작중 관객들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였던 영화라고 손꼽을만합니다.
그만큼 티켓전쟁도 엄청났구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고레에다 히로카츠 감독의 신작이란 점 때문에 지난 '바닷마을 다이어리'때만큼의 열기로 후끈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츠감독이 스릴러와 만났다는 점에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간 감성적인 영화들로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감독이기도 했지만 사실 '아무도 모른다'같은 작품이나 그 이전에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감독의 행보를 보면 이번 영화 또한 감독이 초심에서 벗어나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무겁고 진중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스릴러 영화이기는 하지만 사건 자체의 진위여부나 반전으로 승부하는 영화가 아니에요.
변호사 시게모리와 중범죄를 저지른 미스미를 통해 정의를 집행하며 가장 중도적인 입장이어야 할 국가적 기관조차 편의성과 경제적 합리성에 따라 스스로 도태되어가는게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는 사회적 메세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사건을 묘사하면서 사건자체를 조사하는 과정의 속도감보다 인물들간의 긴장감, 그리고 이들의 내러티브로 표현되는 영화내외적 메세지에 더 힘을 줘요.
재판장과 접견실에서의 인물들간 대립이 더 무게감을 차지하다보니 더딘 진행으로 자칫 지루해지기도 합니다.
엔딩장면 또한 확실한 결말을 내어주지 않은채 시게모리와 미스미의 대화가 클라이막스를 이루며 열린채 마무리 됩니다.
진실의 여부와 상관없이 묵살되는 인권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는 영화라곤 하지만 굳이 두번 세번 보게 된다 한들 이 난해한 내용이 썩 이해되리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서정적인 감성으로 대중들과 국경을 넘어 소통하던 감독이 만든 영화라기엔 스스로 영화속 주제의 덫에 갇혀 상징적 메세지들을 납득시키는데 장애를 만들어버려요.
분명 호불호가 확실한 영화이긴 합니다.
*영화 상영후 고레에다 히로카츠감독님과 주연인 후쿠야마 마사하루 배우의 GV가 있었습니다.
무대인사때는 강수연 집행위원장님이 함께 자리하셨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츠 감독님
이번 영화제땐 두작품에 참여한 배우분들이 많았는데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이번 세번째 살인과 함께 맨헌트에도 출연했습니다.
그리고 동료 변호사 아키라로 등장한 미츠시마 신노스케는 소노시온의 영화 도쿄흡혈호텔에서도 주연을 맡았구요.
검사 이츠키역을 맡은 이치카와 미카코는 금구모궐에서 전과자역으로 상반되는 배역을 맡은점이 흥미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