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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택트...Arrival (2016)

 

 

 

 

컨택트...Arrival (2016)

 

 

갑작스런 어느날, 예고도 없이 지구로 찾아온 비행물체.

 

이들은 세계 각지로 12척의 조약돌 형체의 거대한 비행선을 착륙시킵니다.

 

이들의 의도나 목적을 알수 없어 전 세계는 혼란에 휩싸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정부에선 언어학자인 루이스를 소환합니다.

 

 

작전을 수행중인 함선근처의 기지엔 이미 각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있지만 뾰족한 수를 내지못하는중, 루이스는 웨버장군과 수학학자인 이안과 함께 외계인과 직접적인 접촉을 시도합니다.

 

 

몇차례의 대화를 시도한 끝에 이들은 여지껏 지구상에서 구현된적없는 표의문자를 사용한다는걸 알게되고 루이스는 이들이 찾아온 진짜 목적을 알기 위해 지구의 언어를 학습시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일이 걸릴수록 각지의 불안감은 점차 심화되고 이는 국가간의 불화로도 이어져 버립니다.

 

한시라도 빨리 외계인들의 의도를 알아야 하는 루이스에게 던져진 이들의 한마디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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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영화 컨택트(Arrival)입니다.

 

1997년에 제작된 조디포스터 주연의 콘택트와는 한글표기의 글자 하나 차이라 굳이 이 제목을 채택해야 했나 싶습니다. 심지어 소재도 비슷한 영화를요.

 

이런 어색함을 불식시키는 한가지는 드니빌뇌브의 신작이라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그을린 사랑'에선 충격을 받고 '시카리오'에선 큰 반향이 없었던터라 이번 신작이 어떤식으로 펼쳐질지 사뭇 궁금했습니다.

 

드니빌뇌브와 sf의 조합이라니. 이건 안볼수가 없는거거든요.

 

 

첫 5분간은 루이스의 내러티브로 진행되는 딸 한나와의 추억이야기로 펼쳐지는데 이때부터 엄청납니다.

 

한나가 태어났을때부터 백혈병으로 죽기전까지 함께했던 시간과 감정들을 이 짧은 시간안에 절제된 서사로 풀어냅니다.

 

단순히 루이스의 배경상황을 설명하는 구성으로서의 존재감만이 아니라 남다른 감정의 깊이감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아마 이 5분간의 이야기를 2시간짜리 영화로 따로 만들었더라도 충분히 젖어들었을거에요.

 

루이스가 외계인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와중에도 한나와의 회상씬이 더러 등장하는데 굳이 이런 서정적인 감정을 이어가는 것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근원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sf라는 장르하나만 믿고 '인터스텔라'나 '그래비티'와 견주기엔 방향자체가 다른 영화입니다.

 

우주의 광대함이나 외계인과의 조우에서 벌어지는 스펙터클한 상황같은건 상당히 축약되어있습니다.

 

 

sf임을 인지하게 만드는 씬이라곤 외계인의 함선외부, 대화를 위해 찾아간 함선내부외엔 특별한 효과를 자아내는 씬들은 극히 드물어요.

 

 

 

오히려 더 면밀해지는건 죽은 딸 한나를 마음속에 새겨놓은 루이스의 골깊은 상처와 추억만을 더 구체화시키는데 공을 들인다는 점입니다.

 

이 과정이 자칫 지루해질수 있지만 영화가 의도하는 바를 따라가다보면 이 모든 이야기들의 구성엔 하나하나 의미가 있어요.

 

외계인과 지구인의 조우와 학습의 시도가 이 영화의 중추처럼 보이지만 결말에 다다르면 이 거대한 만남이 루이스라는 개체로 대변된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라는 기막힌 해석으로 마무리 됩니다.

 

 

이 엔딩이 허투루 느껴지는 감정이 아니라 거장의 손길에 의해 능숙하게 다듬어진 깊이감으로 탄생했다는점이 놀랍게 느껴집니다.

 

인생의 여정이 어떻게 끝날지 알면서도 내게올 매순간을 기쁘게 받아들이겠다는 대사는 자조적인 독백이 아니라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과도 같습니다.

 

과연 나라면 내 삶을 이렇게 담대하게 받아들이고 대할수 있을까하고 말입니다.

 

보고난후 긴 여운과 깊은 생각에 잠기게 만든 영화였습니다.

 

 

연기와 연출력뿐만 아니라 영화음악도 완성도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