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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맘앤대드...Mom and Dad (2017)

 

 

 

맘앤대드...Mom and Dad (2017)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듯 보이는 켄달과 브렌트.

 

그들은 일상처럼 반항끼 많은 딸 칼리와 사고치기 일쑤인 말안듣는 어린 아들 죠슈아와 티격태격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어느날 전국적으로 기현상이 일어나 세상이 발칵 뒤집어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반인륜적인 살인행위가 모든 가정에서 일어나기 시작해요.

 

 

칼리의 학교로 찾아온 학부모들의 기행때문에 칼리는 부리나케 집으로 도망가지만 그녀와 동생 죠슈아를 기다리고 있던건 켄달과 브렌트의 살의입니다.

 

어떻게든 칼리와 죠슈아는 켄달과 브렌트를 설득하려 하지만 자식들을 향한 공격성은 멈추지 않고 집안에서 이들의 생존게임이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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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설정의 영화 '맘앤대드 (Mom and Dad)'입니다.

 

아드레날린24를 만든 브라이언 테일러감독의 신작이라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맘앤대드는 설정과 스토리만으로도 예상가능한 블랙코미디와 슬래셔를 오가는 장르의 영화입니다.

 

 

육아스트레스, 후엔 학부모로서 겪는 트러블과 중년의 위기를 겸하는 부모의 무게를 대변해주기도 하며 중2병을 겪는 반항끼 넘치는 딸과 어린 아들을 통해 미성년자들이 보호자의 태도에 따라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보여줍니다.

 

 

특히 켄달과 브렌트를 통해 평범해 보이는 부모가 일상속에서 받는 안팎의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한때 잘나갔지만 결혼후에 퇴색해진 과거의 영광을 외면해야하는 켄달의 상황은 사뭇 진지합니다. 딸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지만 머리가 커갈수록 부모는 안중에 없는 칼리에게 서운한 마음을 표현해도 닿을 여지조차 없구요.

 

남편과는 점점 건조해지는 관계때문에 외도의 위기까지 갑니다.

 

켄달의 친구인 제나의 시점은 좀 더 노골적이에요.

 

딸뻘의 여자애와 놀아나는 남편에 대한 적개심이 그녀딸의 젊음을 질투하는 일그러진 투정으로 드러납니다.

 

브렌트 또한 한창때 제멋대로 즐기던 삶을 그리워하지만 이젠 넓은 집에서 자기만의 공간하나를 차지하기도 힘든 현실이구요.

 

하지만 이들이 처한 극단의 스트레스는 부모라는 책임감과 사회적 체면에 기꺼이 가면을 쓰며 뒤로는 끔찍한 욕망을 쌓아갔던걸지도 모릅니다.

 

 

이들에게 트리거가 되는 장치는 이명처럼 들리는 백색소음입니다.

 

그들이 감춰뒀던 스트레스와 위기는 이후 부터 광기로 변해 살인하려는 욕망으로 번집니다.

 

아이러니한건 살의는 온전히 자기 자식에게로만 향한다는거에요.

 

 

게다가 이들은 자식들을 향한 살의말고는 의식구조가 좀비처럼 변질되지 않는다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일상속 광기가 뒤흔드는 블랙코미디 장르로 최근작인 '메이햄'과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부모들이 돌변한 이후엔 리드미컬한 장면연출로 속도감을 올려주는 점도 비슷하구요.

 

칼리의 교내 난장판을 보면 '쿠티스'와 비슷하기도 합니다. 물론 쿠티스는 반대로 아이들이 어른들을 공격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 영화는 블랙코미디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대놓고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들은 극히 드뭅니다.

 

상황이 유도하는 정서의 역설이나 뒤틀어 놓은 클리셰들이 재치있게 구성되어있다고 보는게 맞아요.

 

맨정신일때도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이리저리 치이고 살지만 살의로 뒤덮인 후에도 그들은 아이들을 공격하는 와중에 되려 역공맞는 수난을 연속으로 맞게 됩니다.

 

 

이랬든 저랬든 아이들은 절대 부모들의 마음대로 휘둘려지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은연중에 풀어놓기도 합니다.

 

게다가 브렌트와 켄달이 가까스로 아이들을 제압하려 할때 그들의 부모가 찾아오면 또다시 고난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부모손에 안잡히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부모를 공격하는 난처한 상황이 벌어져요.

 

 

켄달과 브렌트가 아이들에게 불만을 폭발적으로 토로했던것과 똑같이 브렌트의 부모도 브렌트를 향해 넌 한게 뭐가있냐며 비난하는 상황을 통해 신구세대의 변하지 않는 이데올로기를 풍자합니다.

 

부모들이 발병하게된 원인이나 구체적 해결방법은 뭉뚱그려져 있습니다.

 

대략 동물들에게서 발견되는 야만성에 비견하는 학설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디테일한 설정은 없어요.

 

영화는 온전히 통상적이며 보편적인 의식구조를 뒤틀어놓은 메세지의 전달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도드라지는 두장면을 꼽으라면 브렌트가 당구대를 부수며 켄달에게 하소연한뒤 젊었을때의 기대와 꿈을 저버린 지금은 켄달과 브렌트가 아닌 엄마와 아빠일 뿐이라는 체념이 꽤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이때 켄달이 흘린 눈물 또한 상당한 진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에 단순한 코미디로만 보이지 않죠. 동서를 막론하고 부모가 된후 느끼는 소외감은 정서적으로 비슷한 모양새를 하는게 아닌가 추측가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엔딩장면에 이르러 아이들에게 그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내뱉는 장면에서 아이들을 향한 애정과 분노가 동시에 분출되는것 또한 인상깊어요. 이는 영화설정속 어떠한 증상에 의한 기현상이 아닌 실제 부모가 느끼는 감정이라해도 충분한 설득력을 지니게 되거든요. 영화 초반 죠슈아를 간지럽히는 브렌트를 비추는 장면이 마치 범인이 타겟을 잡아 공격하는 것처럼 연출된것도 평범한 일상속 가족들이 감추고 있는 불안감에 대한 복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켄달의 시점을 통해 아이들을 걱정해서 집으로 부리나케 달려가지만 아이들과 마주하자마자 염려가 살의로 순식간에 변질되는 증상이 주는 메세지또한 이런 복합적 감정을 반추하는 설정으로 쓰여져요.

 

오락적인 요소는 다소 부족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와 설정이 흥미로운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니콜라스케이지가 아빠 브렌트역을 맡았습니다.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준 셀마블레어가 엄마 켄달역을 맡았구요.

 

오랫만에 랜스 헨릭슨이 등장해 브렌트의 아빠 멜역으로 등장해 씬스틸러로 큰 활약을 합니다.